곽승석-정지석 듀오가 써내려간 대한항공 우승스토리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3-08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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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대한항공 정규리그 우승 중심에서 활약한 정지석과 곽승석이었다.

대한항공은 7일 홈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구단 통산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역시 대한항공 주전 윙스파이커 듀오인 정지석과 곽승석 활약이 돋보였다. 정지석은 가스파리니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15점을 올렸고 곽승석도 13점을 보탰다. 정지석과 곽승석은 블로킹도 5개를 합작했다. 분위기를 가져오는 단독 블로킹도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지고 인터뷰실을 찾은 정지석과 곽승석. 영혼의 듀오답게 두 선수는 우승 소감도 비슷했다. 정지석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왜 못했는지 시즌 개막 전에 돌아봤다. 초반에 승점을 벌어놓지 못한 탓이었다. 그래서 올 시즌은 초반부터 더 힘을 냈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되짚어보고 한 우승이라 더 값지다”라고 먼저 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곽승석은 “(정)지석이 말대로 초반에 승점을 벌어놔서 후반에 흔들릴 때도 잘 버텨서 정규리그 우승을 한 것 같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선수들에게 쉽게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두 선수에 앞서 인터뷰실을 찾은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올 시즌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었다고 전했다. 가스파리니가 이전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매 경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이 더 힘들었다는 것에는 두 선수 모두 동의했다. 곽승석은 “이번 시즌이 제일 힘든 시즌이었다. 매 경기 쉬운 경기가 없어 집중해야 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정규리그 우승이 더 기쁘고 자부심으로 올 것 같다”라고 먼저 생각을 밝혔다. 정지석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하위권 팀들과 경기도 쉽게 갈 수 없는 시즌이었다. 순위싸움에서 한 번씩 발목을 잡히니 스트레스가 더 컸다. 춘추전국시대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안에서 거둔 우승이라 자랑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에 이처럼 힘든 시즌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이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V-리그 남자부 최고의 공수 겸장 윙스파이커 듀오인 두 선수였다. 주전 윙스파이커 두 명이 모두 공수 수치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팀은 없다.

정지석은 7일 경기까지 마친 시점 기준 득점 9위(548점), 공격 성공률 2위(55.42%), 서브도 6위(세트당 0.37개)에 올라있다. 곽승석은 득점 12위(418점), 서브 15위(세트당 0.24개)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 지표에서도 두 선수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정지석은 리시브 효율 2위(51.01%), 디그 4위(세트당 1.88개), 곽승석은 리시브 3위(50.11%), 디그 5위(세트당 1.82개)에 해당한다. 올 시즌 득점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면서 리시브 효율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정지석과 함께 전광인뿐이다(득점 10위, 리시브 효율 5위).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탄탄하게 중심을 잡아준 두 선수 덕분에 대한항공은 매 경기 믿을 구석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특히 정지석은 가스파리니가 아직 불안했던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2라운드에는 경기당 17.5점에 60.42%에 달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도 58.94%로 공수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2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곽승석은 “지석이가 시즌 초반에 확실히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초반에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지석이가 초반에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면 정규리그 우승을 못 했을 수도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팔꿈치 부상 이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잘해줬다. 나이는 어리지만 책임감도 있고 좋은 선수이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팀 동료의 극찬에도 정지석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부담 없이 했던 것 같은데, 올 시즌은 마무리가 아쉽다. 평가하자면 50점 정도인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라고 자신에게 낮은 점수를 줬다. 이어 “팔꿈치를 다쳤을 때 회복도 잘 안 돼서 답답했다. 그때 (한)선수 형이나 승석이 형이 너무 고생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더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다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선수는 “지석이, 승석이 두 명이 잘해준 게 컸다. 정규리그 우승하는데 가장 큰 보탬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명이 50대50으로 활약한 것 같다”라고 정지석과 곽승석 두 명을 모두 치켜세웠다.




V-리그 최고의 윙스파이커 듀오인 두 선수는 이제 대한항공 첫 통합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두 선수는 2016~2017시즌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발판 삼아 새 역사에 도전한다. V-리그 남자부에서 통합우승은 2013~2014시즌 삼성화재가 마지막이다. 이후에는 챔피언결정전 직행 팀이 아닌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정지석은 “우리카드는 첫 봄 배구라 총력전이다. 현대캐피탈과 우리는 지난 두 시즌 통합우승에 한 번씩 실패했다. 실패를 알기에 더 치열할 것 같다. 긴장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곽승석은 “최근 몇 년간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실패했다. 징크스라면 징크스다. 그걸 우리가 한번 깨고 싶다. 우리 실력과 경기력만 나온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대한항공 새 역사를 쓰기 위한 야망을 드러냈다. 두 선수가 2년 전과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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