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KB손해보험, 5위로 순위역전 의미는?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3-05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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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KB손해보험이 정규리그 한 경기를 남기고 5위로 올라섰다. 2라운드부터 줄곧 6위에 머물던 그들이 시즌 막판, 마침내 순위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2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0-2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지켜본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 승리로 승점 2점을 추가한 KB손해보험(승점 46, 16승 19패)은 OK저축은행(승점 46, 15승 18패)을 끌어내리고 5위로 순위를 뒤집었다. 4위 삼성화재(승점 49, 17승 17패)와는 승점 3점 차이가 난다.


올 정규시즌 KB손해보험은 한 경기를,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은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비록 남은 경기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KB손해보험의 순위 역전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뒷심’의 KB, 승점 14점을 따라잡다




4라운드까지만 해도 KB손해보험에게 4, 5위 두 팀은 먼 산과 같았다. 4라운드 종료 당시 KB손해보험은 승점 23점, 삼성화재는 38점, OK저축은행은 37점이었다. 무려 14점 차이가 났다. 누가 봐도 따라잡기 힘든 승점 차이였다.


그러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5라운드 들어 KB손해보험은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팀 이름을 KB손해보험으로 바꾼 이후 처음으로 5연승에 성공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5라운드를 5승 1패, 승점 13점을 확보한 KB손해보험은 결국 6라운드 들어 다른 두 팀과 대등한 위치에 서는 것에 성공했다. 6라운드 현재 KB손해보험은 4승 1패(승점 10점)로 순항 중이다.


이전까지 KB손해보험 하면 뒷심이 약한 팀이었다. 시즌 전체를 두고 봐도, 경기 안에서만 봐도 KB손해보험은 ‘뒷심’과 거리가 멀었다. 권순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도 마지막 뒷심이 약해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와 반대로 후반에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력 자체도 매우 뛰어나다. 여기저기서 ‘이 경기력이 조금 일찍 나왔다면 V-리그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경기 안에서도 막판 집중력은 더욱 좋아졌다. 세트 별 기복이 크고 4~5세트 후반 급격히 무너지던 과거 모습은 지금 KB손해보험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제(4일) 경기에서도 분명히 볼 수 있었던 부분이다. 올 시즌 전반기만 해도 KB손해보험은 5세트 경기 승률이 33%(총 6회, 2승 4패)에 불과했는데 5라운드 이후에는 5세트 승률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힘이 강해졌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큰 변화 속에서 발전을 꾀하다


삼성화재, OK저축은행과 달리 KB손해보험은 시즌 도중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겪었다. 특히 외국인선수 차이가 컸다. 삼성화재의 경우, 경력자 타이스와 3년째 함께 뛰었다.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라는 새 외인과 시즌을 시작했지만, 요스바니는 시즌 시작하기 두 달 전, 팀에 합류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이전 외국인선수였던 윙스파이커 알렉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면서 새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 펠리페가 왔다. 포지션이 다른 외국인선수가 오면서 시즌 도중 팀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 시즌 도중 변화를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4라운드 KB손해보험이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결국 펠리페는 팀에 잘 녹아들면서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이전까지 높은 공 위주로 공격했던 것과 달리 KB손해보험에 와서 낮고 빠른 공에도 좋은 공격력을 보였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정호, 군 전역 후 합류한 정동근이 시즌 중반 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금세 적응력을 키우며 팀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권순찬 감독은 줄곧 “김정호, 정동근이 팀 핵심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새로 합류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점점 팀을 새롭게 구성해 나갔다.


기존 선수들만으로 시즌 끝까지 끌고 나간 것이 아닌, 부족한 부분을 트레이드로 맞춰 나가며 팀 구성을 한 점은 권순찬 감독을 비롯한 KB손해보험 코칭 스태프의 역량이 아닐 수 없다.



KB손해보험, 남은 한 경기도 ‘끝까지 간다’


잔여 경기 차이로 KB손해보험이 더 높은 순위에 갈지, 혹은 다시 6위로 내려갈 것인지는 지켜봐야 알 문제다. KB손해보험에게 남은 경기는 9일, 삼성화재와 경기다. 5일 예정된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또 한 번 바뀔 수 있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상위 3강이 정해져 겉으로 볼 때 이 순위는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는 다르다. 초반 부진하던 그들이 결국 시즌 막판 무언가 해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권순찬 감독이 평소 “아래 순위가 드래프트에 유리하긴 하지만 끝까지 순위 싸움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한 건 그런 이유에서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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