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누가 좀 도와줬으면…” 박기원 감독, 웃으며 말한 속내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3-03 17:07:00
[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내일(4일)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네요.”
대한항공은 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만나 3-1로 이겼다. 이 승리로 다시 1위를 탈환한 대한항공이다. 또한 최근 7연승으로 승리 행진도 이어갔다.
이날 경기 결과는 승점 3점짜리 승리였지만 내용은 팽팽했다. 상대 최홍석, 서재덕 등에 몇 차례 일격을 당했다. 3, 4세트 선수들이 잘 버텨내면서 이길 수 있었다.
경기 후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끝까지 힘들게 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래도 잘 버텼다. 우리와 거의 대등한 경기한 한국전력이었다. 정신력으로 잘 버틴 게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만 범실 8개로 어렵게 끌고 갔다. 박기원 감독은 “매번 완벽할 순 없다. 이렇게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이런 범실이 더 줄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팔꿈치 부상 이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팀 에이스 정지석이 이날은 16득점으로 공격에서 활약했다. 성공률 역시 62.50%로 높았다.
그러나 박 감독은 “절대 이것이 본인 페이스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브도 그렇고 제 리듬이 아니다. 그러나 대체불능 선수다. 무리를 하더라도 끌고 갈 생각이다. 통증이 있어 완벽하게 제 동작을 하지는 못하지만 어느 팀이든 시즌 막판 들어 문제가 없는 곳 없다.”
이날 정지석을 포함해 가스파리니 21점, 곽승석 15점, 김규민 11점으로 네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박 감독은 “세터 한선수가 팀 공격이 너무 안 터져 많이 돌리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컨디션은 별로 좋지 않았다는 게 박 감독 설명이었다.
시즌 후반 7연승을 달리게 된 대한항공. 박 감독은 “우리가 7연승인 줄도 몰랐다”라며 “별 의미 없다. 정규시즌 성적이 더 중요하다. 다른 팀들도 선수 별로 부상이 많은 상황이다. 7연승이 오롯이 우리 힘만으로 만든 결과는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최근 2위 현대캐피탈과 뜨거운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웃었다. 오는 4일 예정된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이 이기길 바란다는 마음을 슬쩍 내비친 것이다.
이어 “그렇지만 남을 믿기보다는 역시나 우리 힘으로 우승을 완성해야 한다. 농담은 농담일 뿐이다”라고 말을 더했다.
대한항공에게 남은 정규시즌은 두 경기. 7일 우리카드전 이후 11일 OK저축은행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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