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트리플크라운' 전광인 "못 할 줄 알았는데, 드디어 해보네요"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2-26 22:57:00
[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못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민망하네요."
현대캐피탈은 2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를 3-1 승리로 장식했다. 라이벌전 승리로 선두 대한항공을 바짝 뒤쫓으며 선두 경쟁 불씨를 계속 이어갔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두 명이 왕관을 썼다. 외인 파다르와 윙스파이커 전광인이 함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이다. 팀 내 두 선수가 한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을 함께 달성한 것은 V-리그 사상 처음이다.
특히 전광인의 트리플크라운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먼저, 이번 트리플크라운은 전광인의 개인 통산 첫 기록이다. 이전까지 서브 하나, 블로킹 하나가 부족해 달성하지 못했던 것을 처음으로 해냈다.
그 과정도 극적이었다. 전광인은 4세트 막판, 블로킹 하나만 남겨 둔 상황이었다. 그리고 24-16 마지막 한 점을 남겨둔 현대캐피탈. 전광인은 상대 김나운 공격을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하며 경기 승리와 함께 트리플크라운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전광인이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는 “오히려 민망하네요”라며 “한 번도 못 했는데 드디어 하게 됐어요. 내심 못 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라고 이야기했다. 얼굴에는 민망함 때문인지 웃음이 가득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전광인은 “막판에 (문)성민이 형이 블로킹 하나 남았다고 말해줘서 알았어요. ‘안 되니까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나왔는데, 마침 블로킹 잡을 상황이 왔어요. 그래서 남은 모든 힘을 짜내 블로킹 득점을 잡아냈습니다. 처음 하는 거라 기분 좋네요”라고 답했다.
이적한 후 현대캐피탈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된 전광인이다. 신영석, 문성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에도 전광인은 홀로 코트 위를 계속 지켰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문제되는 건 없는지 묻자 “그건 제가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죠. 다른 형들이 부상으로 빠졌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요. 각자 자기 역할을 잘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라고 의연하게 이야기했다.
5억 3천만 원을 받고 팀에 온 전광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연봉값’을 하는 것 같으냐는 다소 난감한 질문에 전광인은 또 한 번 웃었다.
그는 “그 만큼 하려면 얼마나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죠. 다만 꾸준히 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아직 1위 가능성이 남은 상황. 전광인은 “사실 5라운드부터는 욕심을 많이 냈습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마음대로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6라운드 들어 그런 생각을 많이 내려놨어요. 대한항공에게 진 이후로 생각을 바꿨죠. ‘매 경기 목매여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최선 다하는 것에 의의를 두자’라고요. 남은 경기서 제 모든 힘을 쏟는다면 미련은 남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는 그 다음에 승복해야죠”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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