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3,000세트+6연승’ 한선수 “대한항공, 내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2-25 22:47:00
[더스파이크=인천/서영욱 기자] 팀 6연승과 함께 개인 대기록 달성까지 함께한 한선수였다.
한선수는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 6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와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날 세트 성공 48개를 추가해 V-리그 남자부 역대 두 번째로 통산 13,000 세트성공(1호는 권영민)을 달성했고 팀 승리까지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선수는 곽승석과 김학민을 활용한 파이프 공격과 김규민을 이용한 속공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 후 기록 달성에 대한 소감을 먼저 들어볼 수 있었다. 한선수는 “지금까지 어떻게 패스했는지도 모르겠다. 감회가 새롭다. 대한항공에 오면서 기회를 얻고 지금의 기록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앞으로는 내가 첫 번째였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첫 번째였으면 한다’의 의미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담긴 의미는 그만큼 오랫동안 배구를 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더 오랫동안 배구를 하고 싶다. 예전부터 마흔 살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하기 위해 지금 안 힘들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어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대한항공에 대한 감회도 언급했다. 한선수는 “대한항공에 안 올 뻔했는데 오게 됐다. 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으로 온 게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신인 시즌을 돌아봤다.
이날 한선수는 공격 전개가 평소만큼 원활하지 않았다. 정지석이 부진에 빠지면서 선택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스파리니 점유율도 높아졌다. 한선수는 “(정)지석이가 팔꿈치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못 한다.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다. 하지만 (김)학민이 형이 들어와서 그 자리를 메워줬기 때문에 괜찮았다”라고 이날 경기 운영을 돌아봤다. 이어 정지석에 대해 “지석이는 자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벌써 잊었을 거다(웃음). 그런 마인드는 좋은 것 같다”라고 감싸주기도 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이전 현대캐피탈전 이후 선수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볼 배분을 잘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한선수는 “경기 중에 선수들 컨디션을 보긴 한다. 안 좋을 때는 뭘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그걸 많이 활용하려 한다”라고 박 감독의 평가에 대해 자평했다.
자신을 보고 세터를 꿈꾸고 있을 후배를 향한 조언도 남겼다. “지금 하는 배구가 즐겁다고 생각해야 한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 스트레스다. 재미있다고 생각해야 스트레스가 덜하다. 배구를 즐기고 재미를 느끼면 실력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 한선수도 은퇴 이후 배구계에 남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 하지만, 은퇴한다면 당분간 배구는 안 볼 것 같다. 쉴 것 같다”라고 은퇴 후 생각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세트 성공을 몇 개까지 할 것이냐는 말에는 “한 시즌에 정확히 몇 개 정도 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마흔까지 열심히 하겠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남겼다.
사진=인천/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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