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와 함께 돌아온 ‘강서브’의 KB손해보험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2-22 01:24: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KB손해보험이 황택의 강서브에 힘입어 잊어버린 팀 컬러를 찾았다.
KB손해보험은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에 3-1 승리를 거두면서 5연승을 달렸다. V-리그 출범 이후 KB손해보험이라는 이름을 달고 거둔 최다 연승이다. 전신 LIG손해보험 시절까지 포함해도 팀 역대 두번째 최다연승이다(팀 최다연승은 2009~2010시즌 6연승).
21일 우리카드전에서 눈에 띈 승리 요인은 서브였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경기 전 “서브로 많이 흔들며 시작해볼 생각이다”라고 서브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서브 득점에서 7-3으로 우위를 점했다. 득점으로 직결된 서브 외에도 목적타 서브와 강서브를 섞어가며 우리카드 리시브를 흔들었다(우리카드 리시브 효율 32.1%).
그 덕분에 우리카드 공격을 수차례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팀 한 경기 최다인 17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우리카드는 이전 맞대결까지는 리시브가 흔들려도 하이 볼을 오픈 공격 2위 아가메즈(오픈 공격 성공률 51.9%)의 힘으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가메즈가 없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다. 이날 우리카드 오픈 공격 성공률은 37.1%(13/35)에 그쳤다(시즌 전체 평균 46.61%).
황택의는 경기 운영만큼이나 강서브로 팀에 기여했다. 서브 에이스만 5개를 기록했고 정동근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서브를 시도했다(17회). 그만큼 황택의 서브 타이밍에 팀이 많은 점수를 올렸다는 의미이다. 서브 득점 타이밍도 절묘했다. 2세트 15-15로 맞선 상황, 3세트에는 6-5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연속 서브 득점으로 팀에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안겼다.
KB손해보험이 최근 5연승 포함 7승 1패 상승세를 달린 데는 2017~2018시즌 KB손해보험 팀 색깔이었던 강서브가 살아난데 힙입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4라운드까지 세트당 서브 1.136개로 5위에 머물렀다. 2017~2018시즌 세트당 서브 1.752개로 서브 부문 1위에 올랐던 걸 고려하면 그만큼 서브 위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5라운드 이후 기준으로는 세트당 1.545개로 3위로 올라왔다.
황택의가 지난 시즌 강력한 서브 위력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황택의는 4라운드까지 총 서브 에이스 8개에 그치며 지난 시즌 위력에 크게 못 미쳤다(2017~2018시즌 총 서브 에이스 40개, 세트당 0.31개로 7위).

5라운드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황택의는 5라운드에만 서브 에이스 7개를 기록했고 6라운드 두 경기 만에 6개를 터뜨렸다. 특히 11일 5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는 서브 에이스 6개를 기록해 본인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은 강서브를 앞세워 초반 돌풍을 일으켰고 팀 색깔을 새롭게 확립했다. 이런 팀 색깔을 이끈 게 알렉스(2017~2018시즌 세트당 서브 0.66개, 3위)와 황택의였다.
하지만 알렉스와 황택의가 시즌 초부터 부상으로 이탈하며 서브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황택의는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앞서 언급했듯이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지 못했다. 권 감독은 “발목 부상 이후 점프 동작이 불안했다. 하지만 스스로 불안감을 없애고 나니 다시 예전 서브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발목 부상이 떨어진 서브 위력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택의는 “부상 복귀 이후 서브 토스를 올리면 제가 따라서 못 올라갔다. 요즘은 토스 이후 같이 따라 올라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서브가 잘 들어가는 것 같다. 발목 영향은 아닌 것 같고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다”라고 다른 부상보다는 자신의 타이밍 문제를 짚었다. 생각이 다르긴 하지만 중요한 건 지난 시즌 강력했던 황택의 서브가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황택의가 지난 시즌 서브 위력을 회복함과 동시에 김정호와 펠리페도 강서브를 보태면서 KB손해보험은 비로소 지난 시즌 팀 색깔을 회복했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했듯 5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이미 봄 배구가 좌절된 상황에서 나온 상승세이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KB손해보험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채울 수 있게 됐다.
사진/ 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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