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둥’ 한선수, “쓰러질 때까지 뛰는 게 선수다”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2-19 0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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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세터가 보여준 농익은 기량, 대한항공 선두 점프 견인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경기 운영부터 3세트 대역전극까지, 대한항공 한선수(34)가 자신의 이름값을 확실히 알렸다.

한선수는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6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와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한선수는 1세트부터 적재적소에 볼을 배분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한선수의 조율속에 3-0으로 승리한 대한항공(승점62)은 우리카드(승점60)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한선수는 이날 현대캐피탈 두 세터와 비교해 공격수에게 23번의 공격을 원 블로킹으로 빼줬고, 세트 성공률에서도 이승원, 이원중과 비교해 우위를 점했다(한선수 52.24%(35/67), 이승원-이원중 42.25%(30/71)).

3세트 20-24로 뒤진 상황에서 시작된 대한항공 대역전극 중심에도 한선수가 존재했다. 기습적인 서브로 22-24를 만들었고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는 몸을 날려 정지석에게 볼을 올려줬다. 정지석은 한선수의 허슬 플레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박기원 감독, "한선수는 잘하는 세터의 모델"
경기 후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경기 운영에서는 인정받아 마땅한 선수”라며 “공격수 컨디션을 잘 알고 볼을 올려준다. 그게 잘하는 세터다”라고 한선수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에 이어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한선수는 “경기 전에 무언가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공격수를 믿고 하려 한다. 오늘 (정)지석이가 몸이 조금 안 좋았는데, (곽)승석이가 왼쪽에서 잘 뚫어준 덕분에 쉽게 갈 수 있었다”라고 경기 운영을 자평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한선수를 향해 미안한 감정을 몇 차례 표현한 바 있다. 어느덧 만 34세로 노장 반열에 접어든 한선수에게 쉬는 시간을 확실히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박 감독은 “한선수는 거의 한계선이다. 어떻게든 쉬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미안하고 안타깝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주장 한선수는 오히려 의연했다. 그는 “마지막 6라운드다. 모든 선수가 힘들다. 뒤처지지 않고 최대한 즐겁게 뛸 생각이다. 그래야 힘든 것도 없어진다”라며 “모든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쓰러질 때까지 뛰는 게 선수다”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치열한 순위경쟁 속에 있다. 차이점이라면 지난 시즌은 발동이 뒤늦게 걸린 탓에 3위 진입을 놓고 경쟁한 것이라면, 올 시즌은 우리카드, 현대캐피탈과 선두 경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서 팀을 이끄는 한선수는 “지난 시즌에는 중반에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렇게 힘들다고 느껴지는 건 없다”라며 “아까도 말했듯이 6라운드인 만큼 모든 선수가 힘들 수밖에 없다.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뛰어다닐 생각이다”라고 자신감에 찬 답변을 남겼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세트와 같은 대역전승을 거둔 만큼, 이날 승리는 6라운드 남은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한선수는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매 경기 승리가 선수들에게는 중요하다. 다른 것보다도 볼 하나에 열심히 뛰어다니고 최선을 다해 승리를 가져온 것 같아 이 점이 기쁘다.”

올 시즌으로 열한 번째 시즌을 보내는 한선수는 지난 시즌에야 비로소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에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가는 베테랑임에도 변함없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한선수. 대한항공이 올 시즌 흔들리는 시기가 있음에도 버틸 수 있게 지탱하는 힘이다.


사진=천안/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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