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이 부른 참사’ OK 요스바니,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2-18 01:08:00
지나친 공격욕심에 무더기 범실로 패인 제공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OK저축은행 요스바니(28)는 매력적인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뚜렷한 외국인 선수다.
OK저축은행이 지난 17일 KB손해보험전 2-3 패배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사라지자 요스바니의 운명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3위와 4위 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 성사되는 준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할 수 없다. 정규리그 다섯 경기를 남겨놓은 OK저축은행은 이미 3위 대한항공(승점 59점, 20승 10패)과 승점16점(승점 43점, 14승 17패)이 벌어졌다.
요스바니는 KB손해보험 전에서 무더기 범실을 저질러 눈총을 받았다. 1,2세트를 먼저 따낸 OK저축은행은 3세트부터 급격히 흐름을 넘겨주었다. 문제는 이번에도 범실이었다. 3세트에만 요스바니 홀로 다섯 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이날 요스바니는 총 13개의 범실을 쏟아냈다.
이미 수차례 요스바니의 범실을 지적했던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다. 김세진 감독은 “요스바니가 공격에 대한 욕심이 많다. 공을 제대로 받은 뒤 공격에 임해야 하는데 공을 받을 때부터 공격하려는 마음이 앞서 리시브가 흔들린다”라며 “공을 때릴 때도 공이 미처 올라오기도 전에 뛰어간다. 제대로 공격이 이루어질 리 없다”라고 번번이 언급했다.
요스바니도 자신의 범실이 팀에 미치는 영향을 모를 리 없다. 그는 “내가 실수를 했을 때 화가 나거나 감정이 가라앉는 걸 참기 힘들다. 범실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라며 “경기 전에 항상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효율성 높은 배구를 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요스바니는 지난해 5월 트라이아웃이 열렸던 이탈리아 몬자에서 여러 감독이 눈독을 들였을 만큼 빛나는 활약을 보였다. 당시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요스바니에 대해 “스텝이며 팔 스윙 등 기본기가 좋다. 감독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김세진 감독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요스바니를 선발한 뒤 “요스바니는 1, 2번 안에 있던 선수였다. 스윙이 빠른 선수다. 마음에 드는 선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요스바니는 V-리그 초반 신선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리시브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요스바니는 1라운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송명근, 조재성 등 국내 공격수들의 부진으로 요스바니의 부담이 커지자 공격과 리시브 모두 흔들리기 시작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 경쟁을 펼치던 OK저축은행이 4라운드에 5위까지 떨어졌다. 1라운드 60.87%을 기록했던 요스바니의 공격성공률은 4라운드에 48.55%까지 떨어졌다.
지난 17일 KB손해보험전은 요스바니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요스바니는 서브 6득점 포함 34득점으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3세트에서는 한 자리에서 연속 서브 5득점을 올리며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인 기량으로 경기 흐름을 뒤집은 요스바니의 위엄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승패를 결정지을 5세트에서는 공격 범실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14-13으로 한 점만 더 올리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요스바니의 후위공격이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고, 15-16에서 시도한 요스바니의 공격이 하현용에게 수비되면서 펠리페가 마지막 득점을 올리게 됐다. OK저축은행의 봄배구가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OK저축은행과 요스바니에게 남은 경기는 단 다섯 번뿐이다. 이미 김세진 감독은 수차례 요스바니에게 범실 문제를 지적했다. 요스바니가 남은 다섯 경기에서 신뢰를 회복해 다음 시즌에서도 OK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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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스파이크_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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