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변경’ 택한 현대캐피탈, 신영석 공백 메우기 총력전
-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2-12 01:46:00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33)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현대캐피탈이 2연패에 빠졌다. 지난 7일 최하위 한국전력에 0-3 완패를 당한 데 이어 11일 6위 KB손해보험에 1-3으로 패배했다. 5라운드 다섯 경기에서 2승 3패로 승점을 5점밖에 챙기지 못한 현대캐피탈(승점 56점, 21승 8패)은 대한항공(승점 57점, 19승 10패)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3위 우리카드(승점 56점, 18승 11패)의 추격을 허용했다.
현대캐피탈 위기는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13일, 4라운드 마지막 KB손해보험전에서 신영석이 서브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곧바로 코트를 빠져나간 신영석은 끝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부상 직후 정밀 검진을 받은 신영석은 회복까지 4주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는 등 빠른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신영석 복귀 시기를 6라운드 중반으로 예상했다. 최 감독은 “훈련 상황에 따라 복귀 시기가 당겨질 수도, 미뤄질 수도 있다. 혹시 복귀한다 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있어 조심스럽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태웅 감독은 2연패에 빠진 뒤 “신영석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 있는 선수들로 버텨야 한다”라며 “앞으로 두려움 없이 하겠다. 6라운드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5라운드에서 진 팀을 상대로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신영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홍민기, 허수봉 등 새로운 얼굴들이 그의 빈자리를 메웠다. 홍민기는 신영석이 부상 당했던 날 교체 투입돼 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미들블로커로 변신을 준비했던 허수봉은 지난달 31일 삼성화재전에서 블로킹 3득점 포함 12득점을 올리며 깜짝 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영석 대신 주전 미들블로커 자리를 꿰찬 허수봉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던 대한항공전에서만 블로킹 1개를 기록했을 뿐, 한국전력전과 KB손해보험전에서는 블로킹 손맛을 보지 못했다. 이로 인해 1~4라운드에서 세트 당 블로킹 2.666개였던 현대캐피탈이 5라운드 다섯 경기에서는 2.055개로 0.6개가량 줄어들었다.
신영석의 공백이 눈에 띄자,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 모두 현대캐피탈 중앙을 공략했다. 한국전력은 속공 성공률 100%(6/6), KB손해보험은 81.82%(9/11)를 기록했다. 앞으로 현대캐피탈을 상대할 다른 팀들도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피나는 재활 끝에 신영석이 돌아온다고 한들, 부상 이전의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태웅 감독의 걱정처럼 재발의 위험성도 있다. 정규리그가 끝나면 하루걸러 하루씩 경기를 치르는 포스트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었다고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베테랑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누가 들어가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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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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