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김보경 아나운서 뜨면 KB 의정부 승률은 100%?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2-09 02:11: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우리 승리요정이 와서 오늘은 기대가 돼요.”
지난 8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시즌 5차전. 경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KB손해보험 프런트는 어딘지 모를 기대감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우리 팀 승리요정이 와서 그렇다”라며 웃었다.
그 승리요정은 KBSN 김보경 아나운서였다. 이날은 KBSN스포츠가 경기 생중계를 맡았고, 김보경 아나운서는 현장 인터뷰 진행을 위해 의정부에 왔다.
김보경 아나운서는 KB손해보험이 구미에서 의정부로 연고지를 옮긴 뒤로 홈팀에 행운을 몰고 왔다. 우연히도 김 아나운서가 의정부에 리포팅을 하러 온 날이면 늘 KB손해보험이 승리했다. KB손해보험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승률 100%’라고.
이는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 1월 23일 올 시즌 들어 모처럼 김 아나운서가 의정부 현장을 찾았을 때,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3-2 신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행운은 8일, KB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3-1로 이기면서 이어졌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KB손해보험에겐 기분 좋은 징크스다. KB손해보험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 (김 아나운서가) 계속 안 오다가 지난 대한항공전에 모처럼 왔다. 그 때 거짓말처럼 이기면서 ‘정말 행운이 있나보다’하고 생각했다”라며 밝게 웃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홈팀에 매번 승리를 가져다주는 김 아나운서가 귀한 손님이 아닐 수 없다. 이 관계자는 “팀 입장에서는 귀한 손님 아니겠나. 현장에서 김 아나운서를 만날 때면 늘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라고 한다”라고 말을 더했다.
시작은 평소 이런저런 ‘징크스’가 많은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으로부터였다. “권 감독이 ‘유독 어려운 매치업도 김 아나운서가 사전인터뷰를 진행하면 이긴다’라고 한 뒤로 김 아나운서가 우리 승리요정이 됐다”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김보경 아나운서 본인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김 아나운서는 이날 현장에서 “지난 시즌부터 쭉 이어졌다. 그 덕분에 KB손해보험 구단 분들이 반겨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권 감독님도 자주 오라고 볼 때마다 말하신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김 아나운서에게 확인한 결과 승률 100%는 사실이었다. “정확히 따져보진 않았지만 다 이겼던 것 같다. 졌다면 아마 한 번이었을 것이다”라는 게 당사자의 말이었다.
이어 “특별히 이곳에만 자주 오는 건 아니다. 다만 KB손해보험이 어려운 상대와 싸울 때 내가 자주 왔다. 그 기억이 강하게 남아 많이들 그러시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아나운서는 “연승이 워낙 길어지다 보니 꽤 부담이 된다”라며 남모를 고충(?)도 밝혔다. 공정성을 갖고 일해야 하는 방송인이 한 팀의 승리요정이라니. 본인에겐 충분히 난감한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로 팀은 1% 승률이라도 높이기 위해 매 경기 끊임없는 분석과 연구를 거듭한다. 그런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이처럼 ‘우연’이 만들어낸 뒷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한편으로는 각 구단들이 얼마나 승리를 염원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령 경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우연이라고 해도, 그들에겐 ‘승리’를 기대할 만한 일말의 가능성이 되는 셈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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