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1위 자리 넘보는 우리카드-위태로운 항공&OK
-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2-05 23:38:00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어느덧 1위 자리까지 넘보는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기세로 더욱 치열해진 남자부 선두 싸움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우리카드가 다섯 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두는 동안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힘겨운 5라운드를 보내고 있다. 두 팀 모두 세 경기에서 2승 1패로 승점 5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신영석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대한항공은 컨디션 난조에 허덕이고 있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V-리그지만 여전히 1위 자리는 베일에 싸여있다.
(본문 내 모든 기록은 5일 기준)
1위 현대캐피탈(승점 56점, 21승 6패, 세트득실률 1.744)
◎1.31(목)~2.5(화) : 2승(31일 vs 삼성화재 3-0 승, 3일 vs 대한항공 3-2 승)
‘홈팀=승리’라는 V-클래식 매치의 법칙은 5라운드에도 계속됐다.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미들블로커로 깜짝 변신한 허수봉이 파다르(24득점)의 뒤를 이어 팀 내 득점 2위(12득점)로 승리를 합작했다. 이날 허수봉은 공격성공률 72.73%로 주전 세터로 나선 이원중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미들블로커의 본분인 블로킹에서도 3득점을 올렸다.
셧아웃 완승의 기쁨도 잠시, 주장 문성민이 삼성화재와 경기 도중 무릎에 통증을 느껴 약 일주일가량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아직 신영석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문성민마저 전력에서 이탈하자 최태웅 감독의 근심이 깊어졌다. 3일 치른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파다르의 공격점유율이 40%를 넘긴 것(40.91%)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두 베테랑이 자리를 비우자, 살림꾼 전광인이 리더 역할까지 소화하며 문성민과 신영석의 공백을 메웠다. 대한항공의 끈질긴 서브 공략에 지치기도 했지만, 전광인은 전광인이었다. 마지막 5세트에서 대한항공의 리시브라인을 무너트리는 강서브로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최태웅 감독은 “역시 전광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6(수)~2.12(화) : 7일 vs 한국전력(수원), 11일 vs KB손해보험(천안)
하위권과 연전을 치르는 만큼 최대한 승점을 쌓아 우리카드, 대한항공의 추격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태웅 감독은 3일 경기 후 “이원중에게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라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시즌 초 파다르와 호흡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던 이원중은 차근차근 경험치를 쌓아 현대캐피탈의 2연승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의 연승 숫자가 어디까지 늘어날지 기대되는 한 주다.
2위 우리카드(승점 53점, 17승 10패, 세트득실률 1.600)
◎1.31(목)~2.5(화) : 1승(2일 vs KB손해보험 3-0 승)
창단 첫 5연승, 창단 첫 2위, 그리고 눈앞에 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이 모든 게 올 시즌 우리카드에게 찾아온 변화다. 다섯 경기 모두 셧아웃 완승으로 승점을 싹쓸이한 우리카드는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넘어 이제 현대캐피탈이 차지하고 있는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월드 클래스’ 아가메즈가 홀로 팀을 지탱하던 전반기와 달리,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단 전체가 탄탄해지고 있는 우리카드다. 최근 나경복과 한성정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며 아가메즈가 짊어진 공격 부담을 조금씩 덜어주고 있다. 나경복과 한성정 모두 KB손해보험전에서 공격성공률 50%, 공격효율 40%를 넘기며 어엿한 주전으로서 모습을 보였다.
10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한 김시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시훈은 지난 2일 경기에서 홀로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성정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황경민은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해 서브 2득점, 블로킹 1득점, 공격 1득점을 만들어 존재감을 과시했다.
◎2.6(수)~2.12(화) : 6일 vs 대한항공(장충), 9일 vs OK저축은행(장충), 12일 vs 삼성화재(대전)
상위권 3파전을 2파전으로 좁힐 기회다. 6일 대한항공전과 경기는 소위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경기다. 다시 3위로 밀려나느냐, 1위 현대캐피탈과 동점을 이루느냐가 달려있다. 다만, 최근 치른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렀던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쉴 틈 없이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바라는 두 팀(삼성화재, OK저축은행)은 남은 경기에 모든 힘을 쏟을 각오로 우리카드에 맞설 것이다. 두 팀 모두 리시브가 불안하기 때문에 강한 서브로 선제공격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위 대한항공(승점 52점, 17승 10패, 세트득실률 1.375)
◎1.31(목)~2.5(화) : 1패(3일 vs 현대캐피탈 2-3 패)
우려가 현실이 된 대한항공이다. 문성민, 신영석이 빠진 현대캐피탈에 패배하면서 2위 탈환의 기회를 놓쳤다. 올 시즌 내내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된 경기를 손에 꼽을 정도로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3일 경기에서는 곽승석이 컨디션 난조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곽승석은 5득점(공격성공률 30.77%), 리시브효율 42.86%에 그쳤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미들블로커 진상헌이 13득점, 공격성공률 80%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승부를 결정지을 5세트 중반까지도 앞섰던 대한항공이지만, 전광인의 강한 서브를 당해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4라운드 첫 경기부터 3일 현대캐피탈전까지 아홉 경기 중 무려 일곱 경기에서 풀세트를 소화했다. 지칠 대로 지친 만큼 남은 일정이 걱정되는 대한항공이다.
◎2.6(수)~2.12(화) : 6일 vs 우리카드(장충), 10일 vs 한국전력(인천)
위기에 몰린 대한항공이 만나게 될 다음 상대가 하필 우리카드다. 상대전적에서 3승 1패로 앞선다고는 하나,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을 치른 바 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친 대한항공과 달리 우리카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6일 치르는 우리카드와 맞대결은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에게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다음 상대인 한국전력 역시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끈질긴 수비로 두 차례 풀세트 접전을 치렀으며, 대한항공에게 단 한 번도 셧아웃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다만 서재덕이 최근 체력적인 부담으로 부진한 점, 세터 이호건의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승점 3점을 노릴 수 있다.
4위 삼성화재(승점 42점, 15승 12패, 세트득실률 1.014)
◎1.31(목)~2.5(화) : 1승 1패(31일 vs 현대캐피탈 0-3 패, 4일 vs 한국전력 3-0 승)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한 주였다. 현대캐피탈과 치른 V-클래식 매치에서 파다르와 전광인의 서브에 리시브가 크게 흔들렸고(리시브효율 30.3%), 미들블로커로 깜짝 등장한 허수봉을 막지 못해 2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의 리시브 문제는 올 시즌 내내 풀리지 않는 숙제지만, 주전 리베로 김강녕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후 불안한 리시브가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백계중은 5라운드 세 경기에서 모두 리시브효율 40%를 넘기지 못했다. 3-0으로 승리했던 한국전력전에서도 1세트에만 한국전력에게 서브에이스 3개를 허용해 역전 위기에까지 놓였다.
위기에 빠진 삼성화재를 구한 건 지태환이었다. 지태환은 4일 홀로 블로킹으로만 5득점을 올리며 한국전력의 추격을 가로막았다. 지태환으로부터 시작된 삼성화재의 상승세는 공격성공률 69.7%를 기록한 타이스의 화력이 더해져 승리에 다다랐다.
◎2.6(수)~2.12(화) : 8일 vs KB손해보험(의정부), 12일 vs 우리카드(대전)
가까스로 준플레이오프를 향한 희망을 이어간 삼성화재. 다음 상대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승리를 내주지 않은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 출신 리베로 백계중의 활약에 상대전에서 삼성화재의 디그성공률은 78.24%에 달한다. 지태환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된 타이스, 박철우의 높은 블로킹 벽도 KB손해보험의 공격성공률을 떨어트리는 데 한몫했다.
다음 상대는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우리카드다. 다만 우리카드가 삼성화재와 맞대결에 앞서 대한항공, OK저축은행을 차례로 상대하고 오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카드가 지친 틈을 타 승점 사냥에 나서야 하는 삼성화재다.
5위 OK저축은행(승점 42점, 14승 14패, 세트득실률 0.999)
◎1.31(목)~2.5(화) : 1승 1패(1일 vs 한국전력 3-0 승, 5일 vs KB손해보험 0-3 패)
“남은 경기에서 최소 8승은 해야 한다.” 한국전력과 경기를 앞두고 김세진 감독이 한 말이다.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진 만큼 사실상 플레이오프 직행은 힘들어진 OK저축은행, 목표로 삼은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승점 단 1점이라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5일 KB손해보험전에서 0-3 완패를 당해 삼성화재에게 4위 자리를 빼앗겼다.
OK저축은행의 공격 절반(48.72%)을 차지한 요스바니의 공격성공률이 36.84%에 그쳤다. KB손해보험의 서브 공략으로 리시브도 크게 흔들렸다(리시브효율 12.5%). 송명근이 리시브에서는 나름 버텼지만 공격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2세트 중반까지 단 4득점에 그치며 심경섭과 교체됐다. OK저축은행이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송명근의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2.6(수)~2.12(화) : 9일 vs 우리카드(장충)
더는 쉬운 상대가 없는 OK저축은행이다. 심지어 우리카드를 상대로 최근 세 경기 모두 패배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해야 한다. 최근 우리카드는 아가메즈뿐만 아니라 나경복과 한성정이 공격에 가세해 상대하기 까다로워졌다. OK저축은행에게 남은 경기 수는 여덟 경기뿐, 7번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봄배구 가능성이 보이는 OK저축은행이다.
6위 KB손해보험(승점 30점, 10승 18패, 세트득실률 0.945)
◎1.31(목)~2.5(화) : 1승 1패(2일 vs 우리카드 0-3 패, 5일 vs OK저축은행 3-0 승)
KB손해보험이 드디어 시즌 10승을 채웠다. 2일 우리카드와 경기도 결과적으로는 완패였지만 김정호, 한국민 등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민은 이날 2세트 중반 펠리페와 교체돼 날카로운 서브로 2세트를 듀스까지 끌고 갔다. 공격에서도 66.67%의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며 7득점을 올렸다.
김정호는 5일 OK저축은행전에서 1세트 중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를 지켰다. 원포인트서버로 V-리그에 눈도장을 찍었던 김정호답게 이날 서브에이스 2득점을 올렸다. KB손해보험은 황두연이 서브로만 5득점을 올리는 등 강서브를 앞세워 OK저축은행을 격파했다.
◎2.6(수)~2.12(화) : 8일 vs 삼성화재(의정부), 11일 vs 현대캐피탈(천안)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 이 두 팀과 만날 기회는 각각 두 번밖에 남지 않았다.
손현종과 황두연이 기복을 보일 때 뒤를 받쳐줄 김정호가 있고, 펠리페가 안정을 찾지 못할 때를 대비해 강영준과 한국민이 언제든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 남은 두 경기에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이유다.
7위 한국전력(승점 13점, 2승 26패, 세트득실률 0.881)
◎1.31(목)~2.5(화) : 2패(1일 vs OK저축은행 0-3패, 4일 vs 삼성화재 0-3패)
지난 28일 KB손해보험전에서 올 시즌 세 번째 승전보를 울릴 기회를 놓친 후, 무기력한 2연패를 당했다.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하던 서재덕이 지쳤고, 그의 뒤를 받쳐줄 최홍석과 공재학의 활약이 아쉬웠다. 최홍석은 두 경기에서 공격성공률이 각각 36.36%, 28.57%에 그쳤다.
서재덕을 중심으로 한 공격은 이미 상대에게 분석됐기에 서재덕의 공격성공률도 예전만 못하다. 손주상, 박태환, 이광호 등 올 시즌 신인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6(수)~2.12(화) : 7일 vs 현대캐피탈(수원), 10일 vs 대한항공(인천)
선두 싸움에 한창인 두 팀과 승부다. 상대전적에서는 4전 4패로 열세를 보여도 매 경기 끈질긴 수비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공격성공률도 이 두 팀을 상대했을 때 가장 높은 47.2%를 기록했다. 강팀을 만나면 더 강해지는 한국전력, 치열한 순위 싸움에 최대의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