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이원중의 엠블럼 세레모니, 지켜보던 전광인의 평가는?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2-01 0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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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원중의 엠블럼 세레모니,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1월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은 뜨거웠다. 설연휴를 앞둔 평일인데도 관중 3,000여명이 들어와 열기를 뿜었다. 홈팀 현대캐피탈은 라이벌 삼성화재를 만나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홈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라이벌전 부담감을 이겨내고 얻은 값진 승리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모처럼 선발로 투입된 신인 세터 이원중(24)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끈 날이었다. 그는 이전까지 파다르 활용이 다소 미숙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파다르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이원중은 2세트에 결정적인 블로킹도 기록했다. 23-23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상대 고준용의 공격을 가로막는 포인트였다. 이 득점을 발판으로 현대캐피탈은 듀스 끝에 2세트도 따냈다.


이원중은 블로킹을 잡아낸 후 환호했다. 동시에 팀 동료들을 바라보며 가슴에 달린 현대캐피탈 엠블럼을 가리키는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신인 세터가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에너지에 동료 형들은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는 이원중이 전광인, 허수봉과 함께 입장했다. 인터뷰 중간, 이원중에게 그 세레모니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원중은 당황한 듯 제대로 대답을 꺼내지 못했다.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힘들어하는 동생을 위해 옆에서 전광인이 나섰다. “‘나는 현대캐피탈이다. 내가 현대캐피탈 세터다’라는 의미 아니었을까요?” 센스 있는 전광인 대답에 현장은 웃음바다에 빠졌다. 단 한 사람, 이원중만 웃지 못했다.


이원중은 매우 당황했다. 자칫 그대로 보도될 경우 거만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였다. 그는 “그 의미 아닙니다. 그대로 나가면 안 돼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또 한 번 현장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뛰고 있음을 표현한 세레모니였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얼굴에 붉은 빛은 여전히 가실 줄 몰랐다.


그 세레모니를 지켜본 전광인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전광인은 “귀엽죠”라고 답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코트에서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덕분에 팀 전체가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현대캐피탈 특유의 팀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이원중에 대해 “코트 위에서 표정이 밝은 선수다. 그 점은 굉장한 장점이다. 실수를 하거나 급박한 상황에서도 대범할 줄 안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했다. 코트 위에서는 배짱 있는 현대캐피탈 세터 이원중. 그러나 인터뷰실에서는 영락없이 순진한 신인이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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