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허수봉-이원중, 현대캐피탈을 구하다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1-31 21:49:00
[더스파이크=천안/이광준 기자] 허수봉과 이원중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현대캐피탈은 31일 홈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시즌 다섯 번째 V-클래식 매치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불안요소가 많았던 현대캐피탈이었다. 주전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여기에 직전 우리카드전(27일)에서 세터 이승원이 크게 흔들리며 패한 것도 걱정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새 얼굴들이었다. 미들블로커 자리에는 본래 윙스파이커인 허수봉이 나섰다. 최근 불안한 이승원 자리에는 신인 이원중이 들어왔다.
둘은 주축 선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런 활약을 펼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들블로커 허수봉. 그는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2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이는 팀 에이스 파다르(24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자칫 이 경기를 패했을 경우 현대캐피탈은 5라운드 시작과 함께 연패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 위기에서 허수봉과 이원중이 나선 덕분에 팀은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의 활약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활약이었다”라면서 허수봉을 칭찬했다.
허수봉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날개로 뛸 때도 못 해본 인터뷰다. 그걸 미들블로커로 뛰어 하게 됐다”라며 웃었다.
이전에 미들블로커로 나섰던 경험은 ‘전무’했다. 허수봉은 “프로에 와 처음 해본 것이다. 시즌 초반 연습할 때 속공 몇 번 때려본 게 다였다. 감독님께서 지시해 올스타 브레이크부터 연습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내게 ‘서브와 리시브가 좋으니 미들블로커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그 부분 범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미들블로커로 뛰는 기분이 어땠을까. 허수봉은 “어느 포지션에서든 도움이 되면 된다”라고 의젓한 답변을 꺼냈다. 색다른 미들블로커 자리에 대해서는 “빠른 속공이 재밌었다. 또 블로킹을 쫓아다니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실전에서 때려본 속공은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이날 허수봉 공격성공률은 무려 72.73%였다. 허수봉은 이에 대해 “원중이 형이 잘 올려준 덕분이다. 스윙만 하면 점수나 나게끔 올려줬다”라고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이원중을 칭찬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원중은 그 말을 듣고 밝게 웃었다. 그에게 모처럼 들어가 활약한 기분을 묻자 “다들 편하게 대해준 덕분이다”라고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파다르와 호흡 맞추는 데에 문제가 컸던 이전과 달리 이날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파다르는 이날 54.29% 성공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원중은 “여전히 부족하다. 계속 맞추는 단계다.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부담 없이 임했다. 팀을 위해 뛰었을 뿐이다”라며 겸손하게 답변했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하는 법이다. 팀 위기일 때 나선 허수봉과 이원중. 이날만큼은 둘을 '현대캐피탈의 영웅'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했다. 승리 기쁨에도 팀을 생각하는 두 선수의 모습은 현대캐피탈의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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