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 프리뷰] ‘불안한 선두자리’ 현대캐피탈 vs ‘추격 필요한’ 삼성화재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1-31 01:56: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시즌 다섯 번째 V-클래식 매치 승자는 누가 될까.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1위 현대캐피탈(승점 51, 19승 6패)과 4위 삼성화재(승점 39, 14승 11패)가 맞대결을 펼친다.
V-리그 전통의 두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다. 올 시즌 순위는 비록 조금 떨어져 있지만 상대전적은 대등하다. 네 차례 맞대결에서 2승 2패. 재밌는 것은 네 경기서 모두 홈 팀이 승리했다는 점이다. 최근 맞대결인 지난 12월 27일 경기는 삼성화재가 3-1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5라운드 첫 경기를 완패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27일, 우리카드를 상대로 0-3 완패하며 5연승을 마감해야 했다. 현대캐피탈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패한 건 올 시즌 두 번째였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두 가지 불안요소를 드러냈다. 첫 번째로는 시즌 내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세터 불안이었다. 선발 이승원, 교체 투입된 이원중도 끝내 팀 공격수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특히 이승원은 경기 중에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것이 플레이로 드러날 정도였다. 사이드로 가는 패스가 정확하지 않자 의도적으로 속공이나 중앙 후위로 공을 줘 피하는 선택을 했다. 반격 상황에서 왼쪽 문성민이 아닌 중앙 후위 전광인을 선택해 최태웅 감독의 질책을 듣는 장면도 보였다.
이런 세터 불안은 곧 좋은 공격수들 능력을 반감시켰다. 61.90% 성공률을 기록한 전광인 외에 날개 공격수, 파다르(27.27%)와 문성민(44.44%), 박주형(40%) 세 선수 모두 성공률이 50% 이하였다.
여기에 두 번째는 부상으로 인해 빠진 미들블로커 신영석의 공백이었다. 신영석은 팀 블로킹 중심을 잡는 리드 블로커 역할과 더불어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해결해주는 속공 공격수로도 뛰어난 선수다. 시즌 개인기록에서도 블로킹 1위(세트 당 0.677개), 속공 3위(성공률 61.98%)에 빛난다. 여기에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날카로운 서브도 갖췄다(세트 당 서브에이스 0.258개).
세터 이승원은 올 시즌 전체 세트 가운데 속공 시도 비중이 20.5%로 굉장히 높다. 특히 신영석은 이승원이 막힐 때마다 찾는 공격옵션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신영석이 부상으로 빠진 것은 세터 입장에선 부담을 더 크게 하는 요소다.
신영석 자리는 허수봉과 차영석이 채웠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차영석을 대신해 윙스파이커 허수봉이 먼저 미들블로커로 나섰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2세트 중반 차영석이 허수봉과 교체돼 코트 위에 올랐다. 차영석은 서브 1득점, 블로킹 1득점이 있었지만 6회 공격시도를 모두 실패했다. 아직은 적응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다.
이렇게 주전 미들블로커가 빠진 상황에서는 서브 공략이 중요하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 속도를 늦출 수 있어야 블로킹에서 대비가 가능하다. 상대는 하이 볼 처리가 가능한 공격수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주전 세터 이승원이 자신감을 찾는 게 급선무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부담이 큰 것은 어느 선수나 마찬가지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이승원이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기를 통해,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후반기 시작이 아쉬웠던 건 삼성화재도 마찬가지였다. 삼성화재는 26일 OK저축은행에 2-3으로 패하면서 승점 1점 확보에 그쳤다. 상위 세 팀과 차이가 꽤나 벌어지면서 위기에 놓였다. 특히 최근 우리카드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어 더욱 조바심이 날 상황이다.
지난 경기, 삼성화재는 박철우-타이스 쌍포를 바탕으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날 타이스는 29점에 공격성공률 66.67%, 박철우는 22점에 성공률 59.38%로 매우 뛰어났다.
문제는 리시브였다. 상대 서브가 한 번 들어오기 시작하면 연속 득점을 내주는 그림이 자주 나왔다. 특히 5세트, 중요한 순간에 상대 서브가 예리하게 들어오면서 리베로 백계중이 버텨내질 못했다. OK저축은행은 5세트에만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하는 등 총 11개 서브에이스로 삼성화재(3개)를 앞섰다.
흔들리는 리시브에 삼성화재는 주로 좌우 큰 공격에만 의지했다. 박상하-지태환 중앙 속공이 자주 나오지 않으면서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아쉬웠다. 박상하 공격점유율이 8%, 지태환이 1%로 두 선수 모두 낮았다.
이번 라이벌 매치에서는 중앙 활용을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대 주전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빠진 틈을 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베로 백계중이 상대 파다르, 전광인의 강한 서브에 무너지지 않고 세터 쪽으로 정확히 연결해야 한다.
2위 대한항공(승점 51, 17승 9패)과 3위 우리카드(승점 50, 16승 10패)와 차이가 크지 않아 위태로운 현대캐피탈. 치고 나가는 우리카드를 쫓아야만 봄 배구를 바라볼 수 있는 삼성화재. 이번 라이벌 매치 승패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패하는 팀은 후반기 출발과 함께 연패에 빠지게 된다. 시즌 막판 중요한 순위싸움에서 자칫 밀릴 위기에 놓일 수 있다.
두 팀의 자존심이 걸린 매치는 31일 오후 7시, SBS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인터넷 네이버 스포츠로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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