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에 안정감 가져온 ‘정동근 효과’, 다음 과제는 공격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1-29 00:49: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정동근이 전역 직후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4라운드에 이어 5라운드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4라운드를 3연승으로 연 데 이어 5라운드도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을 꺾고 2연승으로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두 경기에서 각각 공격 점유율 47.15%, 56.78%를 가져가며 34점, 44점을 올린 펠리페가 있다. 하지만 공격에서 중심을 잡는 펠리페와 함께 수비에서 보이지 않는 공헌도를 보이는 정동근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15일 상무에서 전역해 KB손해보험에 합류한 정동근은 합류 이후 두 번째 경기였던 대한항공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이어지는 28일 한국전력전에서도 선발로 나온 정동근은 황두연을 대신해 리시브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2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정동근이 들어가서 리시브가 안정된 건 사실이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텐데 첫 주전 경기부터 무난히 잘해줬다”라고 그의 활약을 인정했다.
기록으로도 정동근의 수비 공로를 확인할 수 있다. 25일 대한항공전에서 42.7%의 리시브 점유율에 리시브 효율 47.37%를 기록한 정동근은 28일 경기에서도 44.94%의 리시브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리시브 효율 65%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알렉스가 불의의 부상으로 일찍이 팀을 떠난 이후 윙스파이커 고민을 시즌 내내 해왔다. 주전으로 내정한 손현종과 황두연 모두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시브가 한 번 흔들리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 KB손해보험 역시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정동근이 합류와 동시에 최소한 리시브에서 버텨준 덕분에 조금은 걱정을 덜게 됐다. 이러한 정동근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정동근은 상무 복무 중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에 합류했다. 지금이 새 팀에서 처음 호흡을 맞추는 셈이다. 그런데도 이 정도로 즉각적인 활약을 보인다면 팀 입장에서 흐뭇할 수밖에 없다.

주전 투입 두 경기에서 리시브 안정화를 불러온 정동근은 아직 공격에서는 뚜렷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정동근은 28일 한국전력전에서 8점을 올렸다. 공격 득점은 4점, 공격 성공률은 22.22%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1세트에 5점을 올린 이후 5세트까지 3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25일 대한항공전에서는 5세트 동안 4점에 그쳤다.
물론 당장 공격에서 많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 제대 이후 KB손해보험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왼손잡이 윙스파이커라서 가지는 제한도 있다. 입대 전에도 공격에서 많은 역할을 하던 선수는 아니기에(정동근은 입대 전 두 시즌에 각각 22경기서 23점, 25경기서 14점에 그쳤다) 다시 맞춰가야 한다. 권순찬 감독이 신뢰를 보내는 만큼 앞으로도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전 시간만 꾸준히 이어진다면 남은 시즌에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동근이 공격에서도 나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4라운드 이후 공격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까지 나오는 펠리페의 짐도 덜어줄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정동근을 통해 기대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금 보여주는 역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당장 이번 시즌은 아니더라도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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