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부상에도 코트지킨 권순찬 감독 위해… KB손보 선수들은 뭉쳤다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1-26 02:00:00
[더스파이크=의정부/이광준 기자] 감독의 아픔에 선수들이 믿음으로 보답했다.
KB손해보험은 25일 의정부체육관에서 2위 대한항공을 상대로 3-2 극적 승리를 거뒀다. 4라운드를 3연패로 마쳤던 6위 KB손해보험은 5라운드 시작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승장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인터뷰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구단 관계자들이 인터뷰실에 들어와 양해를 구했다. 이영수 KB손해보험 사무국장은 “권 감독이 빙부상을 당해 멀리 부산까지 이동해야 하니 인터뷰를 생략했으면 한다”라는 말을 꺼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 장인이 별세했다는 전갈을 받았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전해진 소식에 구단 관계자들은 걱정했다. 그러나 권 감독은 이를 크게 알리지 않길 바랐다. 자칫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동의한 구단은 한국배구연맹(KOVO)에게 알린 뒤 양해를 구하고 부고를 띄우지 않았다. 권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 것이다.
경기가 열린 25일 오전까지 KB손해보험 선수들은 그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먼저 이 소식을 들은 주장 이선규가 경기 전 선수단에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선수들은 크게 티내지 않았지만 전의를 불태웠다. 큰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희생한 감독을 떠올리면서 더욱 똘똘 뭉쳤다. 그 결과는 승리였다.
경기 후 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 이수황은 “경기 전 그 사실을 알았다. ‘감독님께서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아주셨으니 우리가 함께 똘똘 뭉쳐 힘을 내자’라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비록 상위권과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KB손해보험이지만 이날 경기 전후로 선수단이 보여준 끈기와 신뢰는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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