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때도, 질 때도 불안하다' KB 손현종-황두연의 극심한 기복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1-09 0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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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불안했던 문제가 또 나왔습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지난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를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1-3으로 패했다. 이때까지 KB손해보험은 3연승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평소 권순찬 감독이 선수단에 강조했던 ‘자신감’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력은 최근 성적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권 감독이 올 시즌 자주 말한 ‘불안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손현종과 황두연 두 주전 윙스파이커 라인에서부터 시작된 부진이 팀 전체를 흔드는 식이다. 올 시즌 이 둘은 공격에서도, 리시브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선발로 나선 손현종과 황두연은 한 세트도 온전히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김정호, 박광희 등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외인 펠리페가 28점을 올리는 동안 황두연은 5점, 손현종은 단 3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 역시 황두연 26.67%, 손현종 33.33%로 매우 낮았다.


교체 투입된 김정호, 박광희도 완벽한 대체 자원은 아니다. 이제 2년차를 맞은 두 선수는 경력도 경력이지만 신장이 작다는 한계를 가졌다. 사실상 공격력을 기대하고 투입하는 카드는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김정호는 7득점(성공률 38.89%), 박광희는 1득점(성공률 33.33%)을 기록했다. 김정호는 주전 선수들보다 많은 득점을 했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만큼 수준은 아니었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다른 공격코스가 막히면서 덩달아 세터진도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주전세터 황택의는 올 시즌 가장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권순찬 감독이 경기 도중 작전타임 때 이례적으로 독한 지적을 할 정도였다. 권 감독은 경기 후 “4세트 그 운영은 절대 아니었다”라고 그 때를 설명했다.


사실 KB손해보험의 윙스파이커 문제는 하루아침 일이 아니다. 올 시즌 꾸준히 지적받았다. 연승 중에도,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에도 늘 불안한 요소다. 한 번 흔들릴 경우 크게 무너지고, 이것이 경기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를 안고 경기에 임하는 셈이다.


기술적으로 둘은 분명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다. 손현종은 197cm 신장에 파워를 갖췄다. 황두연(189cm)은 기술적인 서브와 공격으로 낮은 신장을 보완한다. 그러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경기별로, 세트별로 큰 기복을 가졌다.


승운이 좋을 때에도, 나쁠 때에도 고민으로 남는 KB손해보험의 두 윙스파이커 손현종과 황두연. 올 시즌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로 이 둘이 KB손해보험 왼쪽 날개를 지켜줘야 한다. 1월 중순, 전역 후 KB손해보험에 합류할 예정인 정동근이 있지만 상무 제대 후 새로운 팀에서 뛰는 만큼 얼마나 활약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겉으로 문제가 보이지만 결국 이들을 제외하지 못하는 이유다. 선수 본인들이 스스로 깨우치고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새해를 맞아 손현종은 프로 7년차, 황두연은 5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반짝’이 아닌 꾸준함을 보여야 할 때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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