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트리플크라운’ 정지석 “자존심 싸움, 악에 받쳤다”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1-07 2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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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이현지 기자] 대한항공 정지석이 승리와 트리플크라운 두 경기 토끼를 모두 잡았다.

대한항공은 7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0-2로 밀리던 세트스코어를 3-2로 뒤집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삼성화재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네 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치른 정지석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는 “첫 세트에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전을 당해서 충격이 컸다. 이게 2세트까지 이어져서 텐션이 떨어지고 코트 위에서 불협화음이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며 경기 결과를 뒤집었다. 정지석은 “3세트부터 다 같이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감독님께서도 자존심 싸움이라는 말을 하셨다. 악에 받쳐서 경기를 했더니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유독 첫 세트에 약한 대한항공이다. 그래서 지난 시즌에는 ‘슬로우스타터’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에 정지석은 “오늘은 1세트를 따는 팀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했는데도 힘에 부쳤다. ”라며 “시즌 초반에는 첫 세트도 잘했는데 요즘에 안일하게 하는 것 같다”라며 스스로를 돌아봤다.

트리플크라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정지석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는 “경기 시작부터 2개 연속 서브에이스가 나와서 느낌이 좋았다. 중간에 경기에 집중하느라 잊고 있었는데 3세트에 후위공격을 하고 뒤를 돌았을 때 전광판에 내가 보였다. 그걸 보고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걸 알았다”라고 밝혔다.

두 경기 연속으로, 그것도 국내선수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건 결코 쉽지 않은 기록이다. 정지석은 “한 번 해보니까 미련은 없다”라면서도 “점점 욕심이 생긴다. 여기에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큰 세리머니를 하며 흥을 돋웠다. 이에 대해 그는 “지고 싶지 않았다.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은 상반된 팀컬러를 갖고 있는 팀이라 더 지기 싫어서 나온 세리머니였다”라고 설명했다.

두 경기 연속 0-2를 3-2로 뒤집은 대한항공이다. 정지석은 “절박한 마음이었다. 이렇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건 우리 팀이 쉽게 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점이다”라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libero@thespike.co.kr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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