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우리카드가 불러온 3강구도 변화…미풍 또는 태풍
- 남자프로배구 / 조훈희 / 2019-01-02 09:56:00
4연승 우리카드, 1·2위와 2연전이 3강 유지 시험대
요스바니에 기댄 OK저축은행의 4연패…‘올 것이 왔다’
KB손해보험은 서브전술과 용병술 변화로 2연승 반등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우리카드의 약진으로 2강-3중-2약 구도가 재편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2018~2019시즌도 어느덧 4라운드에 돌입했다. 연말연초의 분위기 속에 각 팀들이 보낸 지난 한 주(12월 27일~2019년 1월 1일)를 점검하고, 새로이 맞을 다음 한 주(2019년 1월 3일~8일)를 전망한다.
● 1위 대한항공 (14승 6패, 승점 42점, 세트 득실률 1.613)
달아날 기회 놓친 대한항공
◎ 지난 주 성적 : 1패 [29일 KB 손해보험 전 2-3 패(인천)]
현대캐피탈과 승점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결정력(공격성공률(54.46%(61/113) : 48.28%(56/116)), 공격옵션의 다양함(속공점유율 19.47%(22/113) : 8.62%(10/116)), 리시브 효율(55.81%(48/86) : 43.18%(38/88)), 서브(4 : 3), 블로킹(12 : 5), 디그(41 : 40)등, 범실(36 : 30) 숫자를 제외하고 공격과 수비에 걸친 전 부문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였음에도 패했던 경기. 4세트 대승(25-12)에서 생겼을 데이터 상의 거품을 감안하더라도, 대한항공으로서는 무척 아쉬운 결과였다.
승패의 분기가 된 장면은 3세트 14-12 리드 상황에서 일어난 손현종의 비거리 짧은 서브 두 개에 대한 대응실패. 코트 내 깊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던 리시버 곽승석(5번)과 정지석(6번)이 어택라인 근방에 떨어지는 서브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상황이었다. 이후 김홍정의 서브 로테이션(15-16)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물론 상대 팀의 뛰어난 서브에 대한 평가가 선행해야 한다. 그렇지만 유사한 장면이 반복되었음에도 벤치에서 대책을 내놓는 타이밍이 한박자 늦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점검이 필요하다. 높이보다 템포와 공간 활용쪽에 강점을 지닌 대한항공의 특성을 고려하면, 리시브와 세트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데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곽승석과 한선수가 다소 순발력이 떨어진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지난 달 한국전력과의 풀세트 접전(25일)에서 비롯된 피로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 선수들의 빠른 체력 회복 및 경기력 유지를 위한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삼성화재(4일)-우리카드(7일)-현대캐피탈(10일)로 이어지는 ‘가혹한 일주일’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 평점 : D
◎ 다음 주 전망 : 1월 4일 삼성화재 전(대전) 7일 우리카드 전(인천)
만만찮은 두 팀과 새해 벽두부터 연이어 맞닥뜨린다. 순발력과 활동량의 저하로 인해 강점인 빠른 템포의 공격전개가 어려워진 상황. 더욱이 삼성화재나 우리카드의 서브 전술이 근래 강하고 정교해지는 추세다. 오픈공격 1~2위를 다투는 이들 팀들과 높이 및 힘에 의한 정면승부를 벌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대한항공이 ‘비빌 언덕’은 강력한 속공(1위 66.78%(189/283))을 바탕으로 한 공간 활용과 옵션 다변화에 놓여있다고 본다. 속공을 기반으로 한 공간활용은 비교적 미들라인의 순발력이 떨어지는 우리카드 전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는 상대 전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는 서브(세트 당 2.36개)에 기대를 건다.
● 2위 현대캐피탈 (15승 5패, 승점 41, 세트 득실률 1.786)
◎ 지난 주 성적 : 1승 1패 [27일 삼성화재 전 1-3 패(대전), 30일 한국전력 전 3-0 승(천안)]
2명의 윙 리시버와 리베로에 의한 3인 리시버(3R)체제는 현대배구의 기본 틀을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격 및 수비 전술도 이 형식에 맞추어져 고안되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벗어날 경우에 크고 작은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대캐피탈이 지난 시즌 챔프 3차전(2018.3.28.)에서 맛봤던 패배도 한 가지 예다.
미들블로커인 신영석이 후위 깊은 위치까지 내려와 리시버 진에 가담했던 그 경기에서, 팀은 리시브 약화(22.73%(15/66))와 동시에 상대의 중앙공격을 속수무책(85.71%(12/14))으로 허용하는 이중고를 겪어야했다.
이번 삼성화재 전에 보인 리시버 진 형태도 일반적인 포진과 달리 운용되었다. 윙 리시버인 문성민을 보조하기 위해 신영석이 어택라인 뒤쪽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현대의 이번 리시버 시스템 작동방식은 지난 챔프전 당시보다 한결 문제가 커 보인다. 문성민은 ‘윙 리시버’이기 때문이다. 전광인(43.37%(36/83))은 물론 미들블로커 신영석을 보조 리시버로서 참여시키면서까지 문성민을 상대 서버들로부터 보호(점유율 9.64%(8/83))한 결과는 14.55%(16/110)의 공격점유율과 6.25%(1/16)의 공격효율이다. 리시브와 공격에서 모두 팀 기여도가 떨어지는 윙 리시버의 기용 목적은 무엇인가?
현대캐피탈은 선수기용 측면에서도 몇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난조가 뚜렷했던 이승원에게 오랜 출전시간을 허용한 점과 ‘윙 리시버’ 문성민을 3세트에 선발 라인업에 다시 올린 장면들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캐피탈은 추격 및 반전의 동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어야했다.
한국전력 전에서는 새로이 박주형-이원중 조합을 선발로 내놓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최하위 팀을 상대로 치른 한 경기만으로 이들의 성패를 속단할 수는 없다.
이승원 체제의 연착륙이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채 어느덧 시즌도 이미 후반부에 들어섰다. 코칭스태프도 이제 ‘윙 리시버 문성민’과 이승원 체제 등 시즌 전 구상(혹은 이상)에 대한 집착보다는 냉정하고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 아무리 구슬이 서 말이라도 제대로 꿸 수 없다면 기대했던 가치를 끌어낼 수 없다. 오히려 높이와 파워에 편중(개인공격 중 C퀵 점유율 10.67%(73/684))된 파다르의 현재 활용방식을 바꾸는 등 실현 가능성 높은 차원의 개선 시도가 팀 승률을 높이는데 좀 더 보탬이 될 듯하다.
◎ 평점 : C
◎ 다음 주 전망 : 1월 3일 우리카드 전(서울), 6일 OK저축은행 전(천안)
리그 후반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수령이 될 경기가 신년 벽두에 펼쳐진다. 지난 주 2연승으로 선두권과의 승점차를 2경기까지 좁힌 우리카드와의 장충 원정. 그리고 사흘 뒤, 배수의 진을 친 OK저축은행과 홈 맞대결이다.
세터진의 불안정이 약점으로 돌출된 상황에서 4연승으로 욱일승천중인 기세의 젊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원정경기다. 내놓을 카드는 1~2라운드 두 경기에서 1승 1패로 고전(0-3 패, 3-2 승)했던 이원중 세터체제와 3라운드에서 비록 완승을 끌어냈으나 안정감이 크게 떨어지는 이승원 세터체제. 어느 쪽을 택하든 위험부담이 적지않다.OK저축은행과의 경기는 역시 요스바니 공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상대 리시브 시프트의 맹점을 노리는 짧은 서브가 이번에도 전술의 핵심이 될 전망.
● 3위 우리카드 (12승 8패, 승점 36점, 세트 득실률 1.324)
서브강해지자 리시브도 안정
◎ 지난 주 성적 : 2승 [28일 OK저축은행 전 3-0 승(안산), 31일 삼성화재 전 3-1 승(서울)]
봄 배구 진출 경쟁 팀들인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를 연파하고 승점 6점을 고스란히 쓸어 담았다. 4-5위 팀들에 승점 5점차로 앞서며 3위 자리를 굳혀가는 중. 최근 4연승의 파죽지세다. 어느새 대한항공에도 두 경기(6점)차로 따라붙어 리그 수위를 추격 사정권에 포착했다.
지난 주 두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지표는 서브다. OK저축은행 전에서 9:3, 삼성화재 전에서 10:2의 큰 우위를 점하며 합계 19개로 전체 1위(세트 당 2.71)를 기록했다.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리시브 불안 (효율 29.43%(437/1485))역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해소되고 있다. [1라운드 25.40%(111/437) - 2라운드 28.04%(129/460) - 3라운드 31.84%(150/471) - 4라운드 40.17%(47/117)].
리시브가 안정을 찾아감에 따라, 당초 노재욱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한성정 또한 장점인 빠른 스윙을 살려 한층 나아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윤봉우의 순발력과 기동력의 저하로 인한 전위 블로커 진의 수비력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이 또한 곧 상무에서 복귀할 박진우의 몸 상태에 따라 일정부분 보완을 기대하게 된 상황.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질 여지가 있는 팀이라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경험부족과 경기력의 기복은, 젊은 팀이 지닌 강한 폭발력에 대비되는 불안요소로 꼽힌다. 단시일 안에 극복될 수 없는 부분인 까닭에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통제와 세심한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리그 최다 공격회수(958회)를 기록 중인 85년생 아가메즈의 체력 및 경기력 유지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할 부분.
◎ 평점 : S
◎ 다음 주 전망 : 2019년 1월 3일 현대캐피탈 전(서울), 7일 대한항공 전(인천)
선두권 두 팀과의 정면승부가 기다린다. 우리카드의 ‘3강’ 진입여부를 타진하는 장이기도 하다.
경험과 조직력의 견고함과 공·수 안정성, 위기관리 능력 등 많은 부분에서 우리카드보다 앞선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세에 힘과 높이, 그리고 젊음을 바탕으로 한 속도와 많은 활동량이 뒷받침된다면 결코 넘지 못할 상대들은 아니다.
3라운드 현대캐피탈 전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고 팀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한 주가 될 것이다.
● 4위 삼성화재 (12승 8패, 승점 31, 세트 득실률 1.077)
◎ 지난 주 성적 : 1승 1패 [27일 현대캐피탈 전 3-1 승(대전), 31일 우리카드 전 1-3 패(서울)]
한 시즌의 성패는 단순히 코트 내 7명의 개인 기량으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다. 가용 스쿼드의 충실함 위에 ‘코칭스태프의 전술과 팀 조직력의 정립’이라는 세공단계의 조합을 거쳐야 비로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6개월여에 걸친 장기 레이스와 단체종목인 배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삼성화재는 전통과 만만찮은 힘을 갖춘 팀이지만, 시즌을 앞장서 주도할만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하기에는 몇 가지 점에서 다소 미흡한 점을 갖고 있다. 이미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끝난 마당이라 외부로부터 보강을 바라기도 어렵다. 결국 벤치의 전술운용과 팀 조직력에 의해 크게 기대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선수활용 면의 아쉬움으로 패한 우리카드 전이 한층 아쉽게 느껴지는 까닭이 그 때문이다. 코칭스태프의 역량으로 반전을 끌어낼 수 있는 경기였던 탓이다.
타이스와 고준용의 빈번한 2-3세트 교체투입을 통해 전술변화 효과(리시브 라인의 운용과 경기의 템포, 공격형태)로 승리한 현대캐피탈 전과 달리, 우리카드 전에서 선수 기용 방식은 상대적으로 경직된 듯한 느낌이었다. 고준용 개인의 공격 기여도는 현대캐피탈 전보다 우리카드 전에서 훨씬 두드러졌음에도(33.33%(2/6)->81.82%(9/11)) 그 경기는 결국 패했다. 상대 팀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에 대한 방어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45.95%(17/37)->63.64%(28/44)).
물리적인 높이는 공격보다 수비, 특히 블로킹에서 큰 차이를 가져온다. 특히 오픈 위주의 세트가 많이 이루어졌던 노재욱-아가메즈(점유율 43.18%(19/44))의 공격방식을 검토해본다면, 신장이 좋은 타이스(205cm)를 코트밖에 오래 머무르게 했다는 점은 일종의 전술적인 실수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올 시즌도 절반이 채 남지 않았다. 벌써 각 팀별로 20경기 째까지 마친 상황. 정체기미를 보이는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으로 느낄만하다. 그러나 과도하게 위험부담을 안아야 할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삼성화재는 경험과 안정성에 강점을 지닌 팀이기 때문이다. 빈약한 공격루트의 다변화(속공 점유율 – 현대캐피탈 전 5.71%(6/105), 우리카드 전 7.48%(8/107))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현재의 틀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지금은 섣부른 변화를 시도할 타이밍이 아니다.
◎ 평점 : B
◎ 다음 주 전망 : 2019년 1월 4일 대한항공 전(대전), 8일 KB손해보험 전(대전)
우리카드 전 패배를 만회할 반등요소가 절실한 상황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새해 첫 일정에서 만나게 됐다. 가장 대적하기 까다로운 팀 중 하나이지만, 최근 서브 컨디션 및 속도와 활동량이 상당히 떨어진 상대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승산은 결코 낮지 않다. 지태환과 박상하의 미들 블로커 진이 대한항공의 중앙 공격옵션(속공과 파이프)을 맞아 보일 수비력에서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뒤이어 만나게 될 KB손해보험은, 비록 3연승을 거둔 팀이기는 해도 앞서 두 차례 풀세트 접전(1, 3라운드)을 벌였던 예에서 보듯 순위와 무관하게 껄끄러운 승부가 이어졌다. 게다가 연승으로 경기력이 크게 올라와 있는 상태.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우리카드 전에서 공격성공률 70%(69/05%(29/42))에 육박하는 원맨쇼를 펼친 박철우의 활약에 다시금 기대를 건다.
● 5위 OK저축은행 (10승 10패, 승점 31, 세트 득실률 0.947)
◎ 지난 주 성적 : 2패 [28일 우리카드전 0-3 패(안산), 2019년 1월 1일 KB손해보험 전 0-3 패(의정부)]
우리카드 전 (12월 20일)을 시작으로 4연패 중. 심지어 삼성화재(24일)-우리카드(28일) 전에 이어 새해 첫날 열렸던 KB손해보험 전까지는 3연속 셧아웃 패배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 OK저축은행의 경기 내용 속에서 다른 팀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첫 번째, 충분한 관리와 고려없이 에이스 한명에게 매달린 팀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이다.
요스바니에 집중되는 공·수 부담이 매우 크다는 점은 올 시즌 시작부터 비판받았다. 지난 3라운드까지 그가 감당한 팀 내 공격과 리시브의 비중은 각각 43.99%(703/1598)와 36.10%(452/1252). 이 기간 동안 그보다 많은 공격시도를 기록한 선수는 아가메즈(883)과 타이스(741), 이 두 명이 전부다. 아가메즈는 리시브를 처리하지 않는 아포짓 스파이커고, 동일 포지션인 타이스가 처리한 리시브는 요스바니의 절반수준(점유율 18.04%(256/1419))에 불과했다. 한편 3라운드까지 그보다 많은 리시브를 받아낸 선수는 단 3명(김강녕(685), 전광인(473), 정지석(456))뿐이다. 3라운드 후반부에 이르러 순발력과 탄력 등 요스바니의 운동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기계가 아닌 이상, 혼자 2명 몫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체력이 고갈되지 않을 리 없다. 요스바니의 4라운드 공격성공률은 이미 44.23%(23/52)까지 떨어진 상태다.
두 번째로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요스바니의 리시브 점유율을 낮추는데(21.21%(14/66))는 성공했음에도 참패를 맛봤던 지난 우리카드 전은, 아포짓 스파이커인 조재성의 리시브점유율이 13.64%(9/66)에 달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남겼던 경기다. 라이트로 전개되는 공격의 템포를 크게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리시브의 효율도 크게 저해하는(11.11%(1/9)) 이 리시브 전형이 노린 바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요스바니에게 많은 공·수 부담을 지운 목적은 팀 승리다. 따라서 그의 리시브 점유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 또한 같은 목적 하에 진행되는 수단 차원에 머물러야 한다.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리시브 라인에 세워서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닌 것이다. 조재성이 상대 서버에 발이 묶이면 요스바니가 2~3인 블로커에 노출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리시브의 질적하락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상적인 리시브 시프트로 돌아온 KB손해보험 전. 그러나 요스바니가 상대 서버에 의해 발이 묶였을 때 레프트 쪽에서 타개할 수 있는 공격옵션이 눈에 띄지 않았다. 요스바니 중심의 리시브 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여전히 그대로인 상태.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고, 결국 상대의 서브전술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이번 주 두 경기를 포함해 최근 계속되는 OK저축은행의 참패는 예견된 사태였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연히 그 책임은 김세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고.
아직 3위와 승점 차가 크지 않고 리그는 이제 중반부를 지나고 있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요스바니가 체력을 회복하는 5라운드 이후 대반격을 당연히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팀 시스템 차원에서 비롯된 한계를 ‘정신력 강화’로 인식해 강행 돌파하려고 한다면, OK저축은행의 반등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 평점 : F
◎ 다음 주 전망 : 2019년 1월 6일 현대캐피탈 전(천안)
올 시즌 서브 1위(세트 당 1.91)에 랭크된 현대캐피탈. 특히 OK저축은행의 리시버 시스템을 가장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서브전술을 구사하는 팀이기도 하다. 지난 주 두 경기에서 좋은 서브 컨디션을 보인 전광인(세트 당 0.71)과 신영석(세트 당 0.43)이 특히 요주의 대상. 송명근이 그들의 서브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다.
리시브 대책과 함께, 공격에서는 상대의 ‘약한 고리’인 세터 진에 대한 명확한 공략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역시 서브에서 찾아야 한다. 조재성의 폭발력에서 희망을 본다.
● 6위 KB손해보험 (6승 14패, 승점 21점, 세트 득실률 0.646)
◎ 지난 주 성적 : 2승 [29일 대한항공전 3-2 승(인천), 2019년 1월 1일 OK저축은행전 3-0 승(의정부)]
선두 대한항공을 원정에서 격침시킨데 이어 새해 첫날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이던 OK저축은행마저 완파했다. 개막이후 두 번째 연승. 매운 고춧가루를 흩뿌리며 향후 순위 판도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두 경기에서 연승은 오랜만에 제 기능을 발휘한 코칭스태프에 의해 일구어진 성과다. 이러한 결과를 가능하게 했던 요인은 크게 ①효과적인 서브 전술 구사 ②합리적인 교체선수 운용의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대한항공 전과 OK저축은행 전을 통해 팀이 추구한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서브전술을 구사한 선수는 손현종이었다. 비거리와 코스에 변화를 가해 통해 상대 리시버 진의 의표를 찌른 그의 서브는, 상대 팀의 원활한 공격작업을 방해하며 팀의 전·후위 수비진의 수비 효율을 높이는데 적잖이 기여했다. 코칭스태프의 정확한 분석이 선행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손현종-황두연의 선발 라인업이 정착됨에 따라 리시브 뿐만 아니라 팀 조직력의 안정감이 향상되었다는 점도 선전의 이유로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대목이다. 주전들과 젊은 선수들의 투입시기에 대한 적절한 조절을 통해 체력관리와 비주전 선수들의 경험 축적 및 기량 향상이 동시에 도모되고 있다는 점도 바람직한 장면이다. 이 밖에 황택의의 토스워크가 서서히 본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남은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다만 공격 전개가 지나치게 양 측면에 쏠려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팀의 올 시즌 전체의 속공 비중은 전체공격의 10.43%(206/1975)에 그치고 있다. 지난 두 경기에서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10.58%(20/189). 속공수에 대한 상대 미들블로커의 견제여부는 팀의 좌우 윙 스파이커들에게 가해지는 압박의 강도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왜냐하면 스파이커들의 원초적인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블로커를 피할 것인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 평점 : S
◎ 다음 주 전망 : 2019년 1월 5일 한국전력 전(의정부), 8일 삼성화재 전(대전)
현재 3위인 우리카드와 격차는 승점 15점. 5경기 차이로, 현실적으로 16경기를 남긴 잔여기간 동안 추격하기 버거운 거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희망이 남아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프로팀으로서 책무이자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꺼져가는 봄 배구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위팀들을 상대로 기세를 올린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가급적 긴 연승이 절실한 시점에서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타이스(공격성공률 58.43%(52/89))든 박철우(공격성공률 51.19%(43/84))든, 두 공격수 모두를 완벽히 틀어막기는 힘들다.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면 타이스가 먼저다. 핵심은 역시 서브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중앙속공을 견제하고 송희채의 발을 묶기 위해서는 더욱 치밀한 서브공략이 요구된다. 손현종-황두연의 서브에 의해 흐름이 좌우될 것이다.
● 7위 한국전력 (1승 19패, 승점 8점, 세트 득실률 0.390)
◎ 지난 주 성적 : 1패 [30일 현대캐피탈 전 0-3 패(천안)]
지난 달 16연패를 끊은 이후 다시 3연패. 홈에서 대한항공과 치른 ‘크리스마스의 혈투’에 총력을 쏟았던 탓인지 변변한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다시 1패를 추가했다.
이 경기에서 양 팀이 보인 내용은, 전력 차에 이전에 ‘왜 이겨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이 낸 답이기도 하다. 요컨대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전력의 패배는 당연한 것이었다는 의미이다. 사실 이 상황은 이미 연패가 끝난 시점에 우려되었던 부분이며, 한국전력 측에서 실천 가능한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행위는 한낱 에너지 낭비에 불과하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항해는 그저 표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팀의 방향 설정과 비전 제시 또한 감독의 주요 책무 중 하나이다. 남은 시즌을 조금이나마 생산적이고 가치있게 활용하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노력을 촉구하는 바다. 16경기의 잔여일정은 결코 짧지 않다.
◎ 평점 : F
◎ 다음 주 전망 : 2019년 1월 5일 KB손해보험 전(의정부)
KB손해보험과의 재회. 올 시즌 유일한 승리를 기록했던 상대다. 이번에는 3연패 탈출의 제물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 등 상위팀들에게 잇따라 꺾으며 경기력 및 사기가 한껏 올라있는 상태다. 더욱이 3연승을 통해 중위권 추격에 가속을 붙여야 하는 상황. 호락호락 한국전력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 전에서 비교적 양호했던 전위 수비력(세트 당 블로킹 2.37)과 유독 한국전력 전에서 많은 범실(경기 당 34.00)을 쏟아냈던 KB손해보험의 집중력 저하로부터 이변의 재현을 꿈꾼다.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4라운드 들어 다소 내려앉은 서재덕의 결정력(44.62%(29/65)) 회복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사진/ 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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