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수 없는 대한항공, 그래서 더 위태로운 선두 자리
- 남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8-12-29 23:07:00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대한항공이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며 승점을 한 점밖에 쌓지 못했다. 아직은 1위(승점 42점, 14승 6패)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올 시즌 빼놓지 언급하는 두 가지 단어가 있다. 하나는 체력, 다른 하나는 위기다. 주전 다수가 완벽한 컨디션으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면서 박 감독은 매 경기를 ‘버틴다’라고 표현했다.
박기원 감독의 말처럼, 대한항공의 경기력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직결됐다. 경기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땐 디펜딩 챔피언다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지만, 일정이 빡빡할 땐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진 게 눈에 띌 정도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한국전력전(22일)을 앞두고 5일이라는 휴식기가 있었다. 충분한 휴식을 치른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27득점, 공격성공률 57.14%)와 정지석(15득점, 공격성공률 66.67%)이 펄펄 날며 승점 3점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그로부터 사흘 후, 크리스마스에 만난 상대는 똑같이 한국전력이었지만 경기는 5세트까지 이어졌다. 38개나 쏟아진 범실이 이유였다. 박기원 감독은 당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른 후 움직이지 못할 정도다”라며 “훈련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3일 휴식 후 다시 KB손해보험과 경기를 치른 대한항공. 경기 초반부터 5세트 승패를 결정지을 순간까지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총 36개의 범실 중 19개가 서브 범실이었다. 박기원 감독은 “전반적으로 경기 수준이 낮아졌다”라는 평가와 함께 “다른 방법이 없다. 정신력과 체력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기는 날에도, 지는 날에도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걱정하고 있는 박기원 감독이다. 박 감독은 “지금 우리가 1위에 있다는 건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이를 악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친 몸으로 1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수들인데 선수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승점 38점, 14승 5패)에 승점 네 점차로 앞서있다.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보다 한 경기를 더 치렀기 때문에 온전히 4점이 차이 난다고는 할 수 없다.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2019년 1월 4일 삼성화재와 맞대결이다. 앞으로 남은 5일 동안 컨디션을 정상 궤도에 가깝게 올려야만 하는 대한항공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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