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순위’ 우리카드 황경민이 보여준 절반의 가능성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8-11-23 0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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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황경민이 지난 두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8~2019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을 보유했던 우리카드는 황경민을 지명했다. 지명 당시만 하더라도 황경민에게 시즌 초반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신영철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2018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를 통해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차지한 나경복과 김정환이 주전으로 낙점됐고 다음으로 기회를 얻을 자원 역시 한성정으로 정해졌다. 여기에 기존 자원인 최홍석, 신으뜸까지 신인 황경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다.

신영철 감독 역시 시즌 초 황경민에 관해 물을 때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고 기본기 훈련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경기 투입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전부터 1라운드를 치르기까지, 황경민에게 웃어주는 상황이 이어졌다. 개막 직전 신으뜸이 조근호와 함께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됐고 한성정은 시즌 초 김정환의 부상으로 잠시 주전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정환 복귀와 함께 한성정도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윙스파이커보다 원포인트 블로커로 더 많이 나서던 최홍석 역시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됐다. 자연스레 나경복, 김정환 다음으로 기회를 받을 자원으로 황경민이 떠올랐다.

9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교체 투입해 데뷔전을 치른 황경민은 17일 OK저축은행전에서 본격적인 기회를 받았다. 1세트 김정환을 대신해 투입된 황경민은 2세트부터는 아예 선발로 나섰다. 4세트까지 소화한 황경민은 당시 7득점을 올리며 프로 첫 득점과 함께 승리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은 “노재욱과 함께 황경민이 교체 투입돼 자기 역할을 상당히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22일 삼성화재전에서는 1세트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김정환이 미세하게 햄스트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프로 첫 주전으로 나선 황경민은 아가메즈, 나경복의 뒤를 이은 공격 3옵션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14점과 함께 공격 성공률 65%, 공격 효율은 45%였다. 두 수치 모두 나경복보다 좋았다. 경기대 에이스 시절만큼 시원한 공격은 아니었지만 프로 첫 선발 경기라는 걸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기록이었다.

공격에서는 이처럼 가능성을 보여준 황경민이었지만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47번의 리시브를 받으며 팀에서 가장 높은 리시브 점유율(54.02%)을 기록한 황경민의 리시브 효율은 34.04%였다. 첫 경기부터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아냈다는 점은 높게 살만했지만 좀 더 높은 효율을 보여줄 필요는 있었다.

리시브에서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었지만 디그 상황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상대 공격 패턴에 따라 길을 찾는데 약간 미숙한 모습을 보였고 잡아줘야 할 공격을 받아내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분명 22일 삼성화재전에서 황경민이 보여준 경기력은 이후를 기대하기 충분했다. 노재욱 선발 투입과 맞물려 함께 주전으로 올라선 황경민은 노재욱과 준수한 호흡으로 앞으로도 충분히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자원임을 증명했다. 수비에서의 아쉬움만 개선해나간다면 순식간에 팀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여러 상황이 맞물리긴 했지만 프로 세 번째 경기 만에 주전으로 올라선 점은 이 선수에 대한 감독의 평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출전시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드래프트 당일 자신이 밝힌 목표인 신인왕도 꿈이 아니다.


사진/ 더스파이크_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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