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잘 싸운 남자배구, 더 많은 숙제 안았다

국제대회 / 서영욱 / 2018-09-03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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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고 3일 귀국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비록 한 수 위 전력을 가진 이란에 0-3으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쉬운 대진 덕분에 결승까지 올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최근 아시아 내에서도 입지가 흔들리던 남자배구 국제 경쟁력을 떠올리면 박수받을만한 결과였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아시아국가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대만은 조별예선과 준결승에서 한국을 5세트까지 밀어붙이며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다. 대만의 약진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대만은 지난 2017년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남자선수권에서 한국을 3-1로 꺾었다. 이번 대회는 대만의 경쟁력을 재확인한 대회였다.

4위를 차지한 카타르 역시 아시아 신흥 강호다운 면모를 보였다. 카타는 12강에서 일본을 3-2로 제압했다. 한국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부 아시아예선에서 카타르에 풀 세트 끝에 패한 바 있다. 이처럼 대만, 카타르 등 아시아 각국의 경쟁력이 나날이 올라오고 있다.

이란과 결승전을 통해서는 한국 남자배구가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했을 때 어떤 면이 아직 부족하고 발전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란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힘과 높이, 기술적인 측면까지 모두 우위에 있었다. 이란 세터 사에드 마루프는 측면에서 공격수와 수비수 1대1 상황을 만들어 피지컬과 개인 기량에서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부터 객관적 전력 열세에 더해 미들블로커에서도 큰 문제를 드러낸 한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브를 내세웠다. 하지만 너무 많은 서브 범실을 범하며 자멸했다.




이후 한국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리시브와 서브에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하지만 이란전에서는 아쉽게도 이전 양상이 반복됐다. 추격 분위기마다 서브 범실이 나오며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미들블로커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를 메울 강한 서브가 우선시돼야 한다.

이란전을 통해 본 또 다른 개선 사항은 강한 서브를 받은 이후 공격 연결이다. 조금씩 흐름이 바뀌고 있다지만 여전히 강한 서브가 세계 배구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날리는 강한 서브를 예전처럼 완벽하게 리시브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너무 완벽한 리시브를 추구하기보다는 조금은 불완전한 리시브도 공격으로 연결하는 개인적, 팀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한국 남자배구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결승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한번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성장과 강팀 상대로의 한계 역시 목격했다.


김호철 대표팀 감독도 한계를 인정하면서 앞으로 할 일을 제시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선수들이 단결되는 모습, 하고자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여러 가지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급한 부분부터 메워야 한다. 미들블로커의 높이를 높이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높이를 보완하고 그에 대한 훈련을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향후 구상을 밝혔다.



사진/ 더스파이크_DB(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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