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4강’ 카타르가 강해진 이유

국제대회 / 이현지 / 2018-08-30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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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세르비아 선수 귀화로 전력 상승


일본 격파, 오늘 밤 이란과 결승행 다툼


[더스파이크=조훈희 기자] 이란에 이어 카타르가 새롭게 아시아 배구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극동에 편중되었던 아시아배구의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6강전에서 144분간 혈전 끝에 일본을 3-2(25-18, 26-28, 25-21, 22-25, 24-22)로 꺾고 아시안게임 출전사상‘사실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카타르는 3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이란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사실상’이라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기록상 카타르의 첫 준결승 진출이 2006년 도하에서 이루어졌기 때문. 카타르는 당시 2006 일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국(일본, 중국, 한국, 이란, 카자흐스탄)들에게만 주어진 8강 토너먼트 직행의 특혜를 자국에게도 부여하는 엄청난 홈 어드밴티지 속에, 강팀들을 모두 피한 채 바레인과의 8강전 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둔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예선 및 12-6강 일정을 차근차근 밟으며 이룬 성과와는 결코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욱이 카타르가 이번 아시안 게임 직전에 받은 평가도 2006년 대회 때와는 사뭇 달랐다. 대회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 팀은 단연 최강 이란이었지만, 카타르는 B팀을 보낸 일본과 중국등을 제치고 그 뒤를 다투는 2위 후보군으로 한국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게임을 열흘 가량 앞두고 치러진 AVC컵에서의 우승 또한 그러한 고평가에 영향을 끼쳤다.


카타르 대표팀이 거두고 있는 현재의 호성적은 함마드 무바락(Hammad Mubarak, OPP)과 이브라힘 모하메드(Ibrahim Mohammed, MB)등 자국 스타선수들에 더해 헤난 리베이로(Renan Ribeiro, WS, 브라질)와 밀로스 스테파노비치(Miloš Stevanović, S, 세르비아)등 다수 귀화선수들이 빚어내는 밸런스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인구수가 적은 국가의 태생적 문제점을 적극적인 문호개방으로 극복하며 좋은 성과를 끌어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세터 스테파노비치가 2014년 팀에 합류한 이후 카타르가 참가한 각종 대회등에서 거둔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선전이후 201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호주, 일본을 누르며 이 대회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2016월드리그(3그룹)에서는 그리스, 푸에르토리코등을 격파하며 6위에 랭크됐다. 이듬해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최정예로 나선 한국을 상대해서 풀세트 끝에 승리를 따내며 달라진 카타르의 위상을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8일 열렸던 일본과의 6강전. ‘네트아래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 부족’이란 고질적인 약점을 다시금 드러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숱한 위기상황을 블로킹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팀으로서의 힘’으로 극복해냈다.


배구협회(QVA) 출범 후 첫 아시아 규모 대회타이틀 홀더(AVC컵)가 된데 이어 아시안 게임 4강 진출을 일구어내며, 카타르는 아시아 정상을 향해 한발 더 다가갔다.


이번 대회에서는 ‘동남아시아 배구의 부상’이란 큰 폭풍에 가려 카타르의 행보가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있지만, 이는 아시아 정상권을 향한 카타르 배구의 발돋움이 대부분에게 있어서는 벌써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의 선전이 더 이상 놀라움이나 충격을 가져오는 요소가 아닌 까닭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카타르의 모습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분석해 두어야 한다. 당장 내년에 예정된 챌린저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그리고 그 이후 그들과 겨루어야 할 상황은 반드시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아시아배구연맹(AV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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