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부 우승’ 대전 느리울중, “하나 되어 만든 우승”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8-07-28 22:39: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중학생 소년들이었지만 열기와 승부욕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28일 강원도 홍천 국민체육센터에서는 2018 홍천 전국유소년클럽배구대회 남중부 결승전이 펼쳐졌다. 결승에서 만난 팀은 음성 한일중과 대전 느리울중. 두 팀은 프로 못지않은 열기와 승부욕으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팽팽함을 입증하듯 경기는 마지막 3세트로 이어졌다. 마지막 세트도 쉽게 끝나지 않았다. 기나긴 듀스가 이어졌고 결국 느리울중이 웃었다. 느리울중은 정찬우(15) 군의 블로킹 득점으로 21-19, 기나긴 듀스의 마침표를 찍었다. 승부를 결정지은 정찬우 군은 정작 득점이 됐는지도 몰랐다는 후문. 그는 다른 선수들이 소리 지르는 걸 보고 득점했다는 걸 알고 따라서 기뻐했다고 한다.
사진: 느리울중을 우승으로 이끈 이찬주(왼쪽) 감독
지난해 대전 구본중을 이끌고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이찬주 감독은 “지금 아이들과 훈련한 지는 4개월 정도 됐어요. 제가 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이 열심히 잘 따라와서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지난해 구본중에서 준우승하고 전국대회 우승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올해 좋은 기회 속에 우승까지 차지해 감격스럽습니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에 따르면 학생들이 배구를 한 기간은 2년 정도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승을 차지한 느리울중. 이 감독은 “아이들이 배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어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하나의 팀으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협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평소에도 팀, 하나가 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강조해요. 배구는 팀 경기니까요”라며 단합력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MVP 수상한 이은건 군
선수들을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은건 선수가 에이스로 역할을 잘 해줬어요. 올려줄 때 확실히 처리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라며 남중부 MVP로 뽑힌 이은건(15) 군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이은건 군은 “기분 좋아요. 저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잘한 것 같은데 받아서 조금 미안해요”라며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주장으로 팀을 이끈 박찬엽(15) 군 역시 감격에 찬 우승 소감을 남겼다. “작년 전국대회에서는 아쉽게 졌어요. 올해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어요. 예선 치를 때 ‘우리끼리 우승할 수 있을까’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 정말 우승해서 너무 기분 좋아요. 부족한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고 다음 전국대회도 꼭 우승하고 싶어요.”
사진: 느리울중 주장, 박찬엽 군
팀의 세터인 박정태(15) 군을 영입하는 등, 이번 우승에 남다른 공을 세운 박찬엽 군. 그는 “학교 시설이 좋아서 여름에도 시원하게 배구를 할 수 있어요. 또 감독님 제자였던 형들이 찾아와서 연습도 많이 도와주고요. 이런 점이 우리 클럽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라며 클럽 장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학교 모든 선생님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의 노력도 있었지만 관련된 모든 사람의 응원과 격려로 만들어진 결과라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학생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러 돌아갔다.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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