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4] ‘V1’까지 1승, 대한항공 vs 벼랑 끝 현대캐피탈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8-03-30 0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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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역사적인 날이 될까. 아니면 기적적 반전이 일어날까.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간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이 펼쳐진다.



총 5판 3선승제로 펼쳐지는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지난 세 번 맞대결 결과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대한항공은 1차전을 2-3으로 아쉽게 내줬지만 이내 2, 3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두 경기 모두 3-0으로 끝내면서 강력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대한한공은 이제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겼다. 창단 처음으로 챔피언 왕관을 쓸 기회를 잡았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은 두 차례 완패를 뒤집을 반전이 필요하다.




2연속 셧아웃 승, 약점 없는 대한항공



완벽히 흐름을 탔다. 지난 두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그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경기력을 자랑했다.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날개 공격진부터 미들블로커, 세터, 리베로까지. 어느 한 포지션도 약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리즈 시작 전, 대한항공은 중앙에서 상대에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3차전은 대한항공이 중앙의 힘으로 승리를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윙스파이커 정지석이 공격성공률 33.33%로 다소 저조했지만 진상헌과 진성태 두 미들블로커가 높은 속공 결정력으로 이를 보완했다(속공성공률 진상헌 100%, 진성태 71.43%). 둘은 도합 18득점을 담당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미들블로커 활약 뒤에는 주전세터 한선수가 있었다. 이날 한선수는 상대 블로커들이 따라올 수 없는 현란한 패스워크를 선보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이를 두고 “그렇기 때문에 한선수가 V-리그 최고 몸값을 받는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에이스 가스파리니는 세 경기 연속으로 팀 내 최다득점(1차전 29점, 2차전 31점, 3차전 22점)을 올리며 꺼지지 않는 화력을 발하고 있다. 정지석-곽승석 두 윙스파이커는 공격에서 활약 뿐 아니라 뛰어난 수비로 마치 리베로가 셋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제1리베로 정성민은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 약점이었던 ‘리베로 수비력’ 부분을 빈틈없이 메워 안정감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대한항공이 가진 가장 무서운 무기는 ‘자신감’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두 경기를 3-0으로 완벽히 잡아내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정신력은 플레이오프 피로마저 잊게 했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4차전을 앞두고 2승 1패로 유리했지만 결국 역전당해 우승을 내줬다. 그 때 패배를 대한항공 선수들 역시 잊지 않고 있다. 28일 3차전이 끝난 뒤 진상헌은 “지난 시즌 패배를 모두 잊지 않고 있다. 방심하지 않고 다음 경기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숙원인 우승까지 앞으로 한 걸음 남은 대한항공. 마지막까지 경계해야할 것은 범실이다. 범실은 상대 기를 살려주는 반면 아군 사기는 꺾는다. 지난 1차전, 많은 범실에 무너졌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벼랑 끝 현대캐피탈, 속 쓰린 부상고백


지난 3차전 종료 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예상치 못한 고백을 취재진 앞에서 털어놨다. 주장 문성민을 비롯해 신영석, 노재욱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선발 세터로 노재욱이 아닌 이승원을 출전시켰다. 최 감독은 “노재욱이 경기 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계산에 없던 일이었다. 결국 이승원으로 경기를 출발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노재욱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안고 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통증이 올라오면서 경기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최태웅 감독은 주포 문성민이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님을 이야기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던 지난 3월 1일, 그 무렵 입은 발목 부상이었다. 최 감독은 “2~3주 만에 완벽히 좋아질 부상은 아니다. 현재 제 컨디션이 아니다”라고 문성민 상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다른 에이스 신영석 역시 무릎 통증으로 챔피언결정전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경기 연속으로 0-3 패한 현대캐피탈. 최 감독은 이런 상황을 끌어안고자 변명 아닌 변명을 어렵게 꺼냈다. 최 감독은 “이 결과는 선수들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탓이다. 선수들에 미안하다”라며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본인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1승 2패에서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던 것처럼 분명 기회는 남아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은 있다. 그러나 조급함도 함께 보인다.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해야 한다”라며 경기력 회복을 위해서는 심리적 문제가 해결되어야함을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처한 상황은 ‘위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몇 시즌 동안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숱한 위기를 넘기며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위기 역시 극복해낼 수 있을까. 벼랑 끝에서 현대캐피탈이 찾은 파훼법은 무엇일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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