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1] 막 오른 여자부 챔프전, 두 팀의 운명 좌우할 변수는?
-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8-03-22 23:24: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그 막이 오른다.
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IBK기업은행으로 결정됐다. 정규시즌 선두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던 두 팀. 이제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대망의 첫 경기는 23일 오후 7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SBS Sports 장소연, 김사니 해설위원에게 이번 여자부 챔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관전포인트 1. 첫 경기, 1세트를 주목하라
우선 두 위원 모두 어느 한 팀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1차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장소연 해설위원은 긴장감을 빨리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큰 경기를 많이 치른 팀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경험에 대한 긴장감을 극복해야 한다. 반대로 도로공사는 경기 감각에 대한 긴장감을 빨리 풀어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대보다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그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도 심리적인 부분에서 필요하다. 1세트 어느 팀이 긴장감을 빨리 이겨내고 본인들의 경기력을 가져가는지가 중요하다.”
김사니 위원도 “경기 감각은 IBK기업은행이 앞선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노련한 선수들이 많다. 1차전을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을 거두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승리를 하는 것이 우승과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심리적으로도 1차전을 잡고 가야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관전 포인트 2. 체력이냐 경기 감각이냐
챔프전을 앞두고 있는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그들이 처한 상황은 극명히 다르다. 우선 도로공사는 지난 10일 GS칼텍스전을 끝으로 약 열흘 이상 경기가 없었다. 다시 말해 정규리그동안 소모했던 체력을 비축할 시간을 벌었다.
장소연 해설위원도 “도로공사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컨디션은 다들 좋은 것 같다. 훈련도 잘했다고 한다. 시즌동안 몸이 좋지 않았던 선수들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챔프전 직행을 확정한 것이 보약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반면 3차전까지 소화해야 했던 IBK기업은행은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피로를 풀어야 한다. 더군다나 챔프전 1차전이 열리는 장소는 김천. 이동시간도 만만치 않다. 하루걸러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포스트 시즌 사정상 체력은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체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장 위원은 “2차전에서 끝냈으면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었겠지만 3차전까지 갔다. 그리고 김천으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도로공사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부담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감각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도로공사는 13일 만에 경기를 치른다. 앞서 미디어데이에서 김종민 감독은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보완할 생각이다. 휴식이 길지 않았구나 생각하게끔 준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전과 연습은 분명 다르다. 도로공사로서는 경기 감각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관전포인트 2. IBK기업은행, 메디의 지원군이 필요해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공격 점유율 37.2%, 성공률 44.2%를 기록했던 메디. 올 시즌에는 비중이 더 커졌다. 42.8%로 점유율이 껑충 뛰어 올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공률은 43.4%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득점 2위, 공격 종합 1위, 후위공격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 아니 오히려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3경기 평균 51.5%를 기록했다. 특히 3차전에서는 56.9%나 됐다.
하지만 혼자만으로는 어렵다. 플레이오프 2차전이 그랬다. 이날 메디는 35득점, 성공률 40.74%로 분전했지만 국내선수들이 부진하며 패배를 떠안았다. 그동안 잘해준 메디지만 앞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장소연 위원은 “큰 경기에서 한 명에게 의존해서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 국내선수들이 도와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사니 위원 역시 같은 의견을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3차전까지 갔다. 하루 휴식을 취한다고 크게 체력적으로 좋아지기는 힘들다. 그런 면에서 메디의 높은 점유율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선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이어 김희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경기적인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이런 큰 경기에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챔프전 같은 큰 경기에서는 어린 선수들 그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얼마만큼 끌고 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도로공사에는 이효희, 정대영 선수 같은 노련한 베테랑들이 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김희진이 이끌어줘야 한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리더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진설명 : 왼쪽부터 문정원, 고예림)
관전포인트 3. 관건은 리시브
리시브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두 위원도 입을 모아 말했다.
김사니 위원은 “문정원, 임명옥, 고예림, 노란이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장소연 위원 역시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나 리시브 등 기본이 중요하다. 이단 연결이나 어택커버 등 작은 기본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도로공사의 경우 팀 컬러를 살리기 위해서는 리시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날개 공격수들뿐만 아니라 정대영-배유나가 지키고 있는 중앙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시브가 되어야 한다.
도로공사가 정규시즌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임명옥과 문정원이 버티고 있는 리시브 라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문정원은 팀의 절반 이상인 52.9%의 리시브 점유율을 가져가며 성공률 48.03%를 기록했다. 임명옥은 점유율 27.7%에 성공률 53.61%를 올렸다. 이 두 선수의 헌신이 있었기에 화려한 플레이가 가능했던 도로공사다.
장 위원은 “이바나, 박정아 한 방이 있지만 중앙을 살리고 도로공사만의 화려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리시브가 되어야 한다. 명옥이와 정원이가 버텨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마찬가지. 김사니 위원은 “플레이오프 2차전을 보면 예림이가 흔들렸다. 그 부분을 잘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고예림은 27개 가운데 10개를 정확히 세터 머리 위로 올렸지만 리시브 실패도 6개나 기록했다. 성공률로 따진다면 15%가 채 되지 않았다. 김 위원은 이 점을 지목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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