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목소리’ 장내 아나운서 전성현 씨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7-12-07 10:10:00
(사진 :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 경기 진행을 하고 있는 전성현 씨)
[더스파이크=수원/권소담 기자] 수원실내체육관을 찾는 배구 팬들은 경기 내내 울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익숙하지만 감춰진 존재. 수원체육관을 홈구장으로 같이 쓰는 현대건설과 한국전력 장내 아나운서, 전성현 씨(34)다.
전성현 씨는 25세에 전문 MC로 데뷔했다. 이듬해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새파랗게 젊은 그에게 ‘최연소’란 타이틀이 붙었다. 9년차 베테랑이 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전 씨는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배구, 농구 심판 자격증까지 땄다. 처음 마이크를 잡게 되었던 ‘수원 남매’ 현대건설과 한국전력이 그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 MC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1만 명 정도 된다. 그 중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는 30~40명 정도 밖에 없다. 그만큼 스포츠 MC는 상징적이다. 들어가기도 힘들고 자리도 잘 안 난다. 특히 장내 아나운서가 심판 자격증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데뷔할 때 나이는 어렸지만,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채용 기회가 왔을 때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사진 : 지난 10월 23일, 한국전력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는 전성현 씨)
수원 구단과 맺은 인연은 벌써 9년이 됐다. 배구장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그는 야구, 농구, 축구장에서도 아나운서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국내 4대 스포츠를 모두 경험한 실력자다. 야구의 SK 와이번스, 농구의 삼성 썬더스 등 실내와 야외구장을 두루 거쳤다.
지난 5일 현대건설-IBK기업은행전이 열린 수원체육관에서 전성현씨를 만나 장내 아나운서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었다. “남녀 경기를 연달아 할 때는 힘들었다. 하지만 남자부와 여자부가 분리 운영 되면서 하루에 한 경기만 진행한다. 덕분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줄었다. 구단 마다 장내 아나운서도 특징이 있다. 현대건설과 한국전력은 쇼맨십 보다는 품위있는 분위기를 지향한다.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고, 응원단장을 통한 응원 유도에 집중한다. 그래서 오히려 감정을 억누르는 게 어렵다.”
팀을 위해, 경기를 위해 전 씨는 자기 관리에 힘쓴다. “나는 승률 좋은 아나운서다. 맡았던 팀들이 우승을 많이 했다. 내가 밥을 안 먹으면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징크스가 있다. 그래서 경기 전엔 꼭 식사를 챙겨한다. 마이크를 잡으면 소리를 많이 지르기 때문에 평소엔 말도 잘 안 한다.”
그에게서는 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10년 가까이 장내 아나운서를 하면서 많은 선수들을 만났다. 현재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신입일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두루두루 애정이 간다.”
전성현 씨는 ‘수원 남매’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경기는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 점수 차이가 날 때도 있고 따라잡을 때도 있다. 그게 배구의 묘미가 아니겠나. 응원하기 힘들 때는 조금 쉬고, 또 중요한 순간엔 함께 열심히 응원하며 즐겨주시면 좋겠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유용우,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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