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서브왕’ 삼성화재 김정호의 희망찬가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7-11-08 00:48: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삼성화재 신인 윙스파이커 김정호(20)가 서브 하나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김정호는 쭉 공격수로 뛰었다. 평촌고 시절에는 팀 상황에 따라 연습경기에서 세터, 미들블로커, 리베로까지 소화할 정도로 기본기가 좋았다. 공수 모두 갖춘 선수로서 경희대에서도 살림꾼 역할을 했다. 올해 2학년이 된 그는 얼리드래프트에 참가해 2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김정호는 이달 3일 현대캐피탈과 V-클래식 매치(3-1 승)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세트 후반 3연속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무너트리며 17-12를 만들었다. 팀 승리를 위한 쐐기포를 선사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7일 대한항공과 원정 경기에서도 1세트부터 당돌한 서브로 코트를 노렸다. 이번에도 3연속 서브로 팀이 득점을 낼 수 있도록 도왔다. 덕분에 삼성화재는 22-17로 점수를 벌려 1세트를 챙길 수 있었다. 좋은 흐름은 완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3-0(25-19, 25-22, 25-20)으로 승리하며 남자부 단독 선두에 올랐다(승점 12점 4승 2패).
대한항공 전을 마친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정호가 두 경기 연이어 서브를 잘 넣어줬다. 기본기가 좋은 선수라 기대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호는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제 생각보다, 연습했던 것보다 서브가 더 잘 들어가는 것 같아 뿌듯해요. 형들이 많이 도와주고, 얘기해주고요 자신감도 불어넣어주세요. 그래서 서브가 잘 됐어요”라며 방긋 웃었다.
그가 구사하는 서브는 강하면서도 예리한 코스로 코트 빈 곳을 파고들었다. 이에 관해 김정호는 “상대 팀에서 리시브 안 좋은 쪽이 어디인지를 먼저 생각해요. 그 다음엔 선수 사이사이로 코스 공략을 하려고 하고요. 그렇게 연습하다 보니 실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잘했다고 칭찬도 자주 해주시고요, 신입생이니까 괜찮다고 조언도 많이 해주세요. 여러 면에서 가르침을 얻고 있어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시즌에는 현대캐피탈 윙스파이커 이시우가 매서운 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김정호에게 욕심나지 않느냐고 묻자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게 제일 행복해요. 꾸준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서브 연습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씩씩한 답변을 들려줬다.
아직 주 임무는 원포인트 서버지만 류윤식 뒤를 받치며 출전 기회를 늘릴 수도 있다. 이날도 2세트에 류윤식과 잠시 교체 투입돼 리시브를 하는 등 경험을 쌓았다.
김정호는 “계속 훈련 중이고, 자세 교정도 하고 있어요.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감독님께서 한 번씩 넣어주시지 않을까요(웃음). 형들이 힘들고 지칠 때 제가 한 번씩 들어가서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해맑게 각오를 밝혔다.
사진/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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