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철우, 삼성화재 재건 위한 시동을 걸다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7-10-26 02:31: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한결같다. 나보다는 동료를, 팀을 먼저 위한다. 삼성화재 주장 박철우(32). 그의 머릿속엔 온통 ‘승리’뿐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절치부심했다. 박철우도 “이번 시즌을 재도약 발판으로 삼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동시에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에 부딪히며 연패를 떠안았다.
박철우는 말보다 행동으로, 플레이로 결의를 내비쳤다. 결국 25일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5-20, 21-25, 27-29, 25-21, 15-12)로 꺾고 팀에 첫 승을 선물했다. 이날 박철우는 타이스(34점)에 이어 24득점(공격 성공률 66.67%)을 터트렸다. 팀 사기를 높이려 애쓰기도 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면 박철우가 뒤이어 파이팅을 외쳤다. 동료들을 끊임없이 독려했다.
걸걸해진 목소리로 입을 연 박철우는 “최근에 내가 너무 조용했던 것 같다. 더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려 노력했다. 과거에 우리 선배들도 그랬다. 승리할 수 있다면 목이 매일 쉬어도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
박철우는 “삼성화재 에이스는 타이스”라고 못 박았다. 우리카드와 경기 전에도 선수들을 불러모아 “타이스가 살아야 팀도 잘 된다. 우리가 타이스를 최대한 도와주고 살려주자”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치른 세 경기 평균 기록을 보면 타이스는 총 73득점, 공격 성공률 53.8%, 점유율 40.2%다. 박철우는 총 61득점, 공격 성공률 59.3%, 점유율 30.7%를 유지 중이다. 타이스 비중이 비교적 높으나 박철우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박철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팀에 에이스가 두 명일 순 없다. 승부처에서 공을 때릴 사람은 한 명이다. 그래서 타이스를 살려주는 게 중요하다. 사실 나도 공격하고 득점 많이 올리면 좋다. 하지만 어려운 볼이 오면 처리해주는 등 다른 부분에서, 타이스가 잘 안 될 때 도와주면 된다. 굳이 내가 에이스가 아니어도 괜찮다. 선수들은 모두 저마다 맡은 역할이 있다.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뭘 하든 상관 없다.”
박철우 투지는 금세 동료들을 물들였다. 삼성화재 선수단의 짧아진 헤어스타일을 보면 알 수 있다. 박철우는 “얼마 전 야구 기사를 봤는데 선수들이 머리를 밀면 성적이 더 오른다고 하더라. 그래서 2연패 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자 짧게 머리를 자르려 했다. (박)상하에게 농담 삼아 얘기했더니 이길 수만 있다면 빡빡 밀어도 상관 없다며 동참했다. 황동일, 류윤식 등 후배들도 함께했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백 번이고 자를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철우뿐만 아니라 대부분 선수들이 마찬가지다. 경기에서 지면 분해서 쉽사리 잠들지 못 할 정도다. 자발적으로 연습 체육관에 나와 야간운동을 마쳐야 비로소 침대에 누울 수 있다. 이렇듯 선수단 전체가 승리에 대한 열망을 가득 채웠다.
박철우 정신력이 삼성화재에 시동을 걸었다. 팀을 재건하기 위한 주장의 노력이다.
사진/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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