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8] 초보 감독들, 진정한 시험대 앞에 서다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10-06 13:30: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이제는 시즌이다. 올 시즌 새로이 지휘봉을 잡은 초보감독들이 V-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2017~2018 V-리그 개막이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비시즌동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준비해온 남녀부 13개 팀. 그리고 그 가운데 설레는 도전을 앞둔 이들이 있다. 바로 현대건설 이도희, 삼성화재 신진식, KB손해보험 권순찬,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이 그 주인공.
앞서 이들은 2017 천안넵스컵을 통해 감독으로서 첫 선을 보였다. 가장 먼저 첫 승을 신고한 이는 이도희 감독. 그는 부임 이후 이다영 세터 체제, 공격적인 외국인선수 영입 등 하나하나 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도희 감독이 선수단에게 강조한 것도 바로 이 것. “선수들이 좀 더 즐겁고 신나게 배구를 하길 바랐다.” 그의 지도 아래 선수들도 조금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기복 있는 경기는 하지 말자, 즐겁게 배구 하자’라고 말한다. 배구가 즐거워지면 선수들도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배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연습 경기를 보면 그런 부분들이 좋아진 것 같다. 나도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도희 감독은 인터뷰 말미 조심스레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사실 이번 시즌에는 내가 원하는 배구를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훈련을 굉장히 많이 소화했다. 즐거운 배구, 재밌는 배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진식 감독도 컵대회로 전력을 점검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쥔 그는 “선수 때 이길 때와는 기분이 다르다.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라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오프시즌동안 FA를 통해 박상하를 영입하며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앙을 보강했다. 하지만 출혈은 있었다. 주전 세터 유광우가 보상선수로 지목되며 팀을 떠났다. 이에 황동일과 이민욱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신진식 감독은 컵 대회 인터뷰 당시 “황동일이 많이 올라왔다. 박철우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했던 타이스도 몸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삼성화재는 다시 비상하느냐 아니면 내리막을 걷느냐 중요한 기로 앞에 놓여있다. 신진식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각오를 밝힌데 이어 “삼성화재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작년보다는 단단해졌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권순찬 감독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선수들에게 다양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특히 주전세터를 맡은 2년차 황택의에게 주 공격수 한 명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선수를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가 아닌 윙스파이커를 선택했다. 대신 이강원과 강영준 등이 그 자리를 책임진다. 특히 이강원은 국가대표를 경험하면서 기량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 권 감독도 “예전에는 힘으로만 했는데 이제 배구 기술과 센스까지 겸비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던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예년보다 더욱 견고하고 끈끈한 팀으로 거듭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철수 감독은 컵대회 우승으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전력은 2017 천안넵스컵 결승전에서 우리카드를 3-1로 꺾으며 2연패를 달성했다. 펠리페-서재덕-전광인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위용을 과시했다. 펠리페는 대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그는 단기전과는 분명 다르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은 컵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무릎 꿇으며 최종 순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철수 감독은 이를 정신력 문제라고 판단했다. “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체력도 무너졌다.”
이에 선수들을 더 강하게 채찍질했다. 그는 “더 이상은 그런 모습 보여주지 않겠다. 비시즌동안 이를 악물고 단련했다. 승부근성 넘치는 열정적인 배구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세터 강민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권영민의 합류로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도 “아무래도 민웅이와 영민이는 볼 높이부터 길이,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간 호흡은 더 맞춰야 할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로 세계에서 내일은 없다. 매 순간, 매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 다음이 있다. 공 하나하나에 열정을 발휘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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