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현-이민규, OK저축은행 짊어질 두 주장의 힘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7-09-12 11:23: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OK저축은행 두 주장 정성현(26)과 이민규(25)가 힘을 모아 밝은 미래를 그렸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비시즌 리베로 정성현에게 팀 주장을 맡겼다. 다만 규정상 리베로는 주장으로 나설 수 없어 세터 이민규가 경기 주장을 담당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팀을 이끌게 된 둘은 합심해 하모니를 이뤘다.
먼저 정성현에게 김세진 감독이 주장으로 본인을 고른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창단 멤버이기도 하고, 팀에 오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에 이민규가 “형이 책임감도 강하고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인 듯 하다. 감독께서 워낙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계셔서 성현이 형에게 시킨 것 같다”라고 대신 설명했다.
이민규 말대로 김세진 감독은 “성현이는 팀을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내 뜻을 이해하고 제2 리더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우리 팀에선 성현이가 제일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들은 정성현은 “평소 하던 대로 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다. 시즌이 시작되면 힘들고 어려운 일도 생길 텐데 형들과 후배들을 어떻게 끌고 갈지 고민이다. 그래도 팀원들이 잘 따라주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민규와 (송)희채가 대표팀에 발탁돼 자리를 비웠을 때 (송)명근이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후배들을 다독이는 걸 보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보였다. 이제 민규와 희채도 돌아왔다. 힘이 되어주는 선수들이 많아져 앞으로 더 잘될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규는 덤덤했다. “경기 주장을 하게 됐지만 부담감은 크지 않다. 작년, 재작년에도 주장 형들이 경기에서 빠지면 내가 주장을 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주장 문성민(현대캐피탈) 형이 출전하지 않을 때는 내가 주장이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비시즌 OK저축은행은 ‘기본기’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정성현이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기술보다는 기본기와 관련된 훈련에 힘썼다. 자칫 놓칠 수 있지만 팀 플레이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다듬었다. 예를 들면 공격수에게 이단으로 공을 연결할 때 공격수가 때리기 좋게 최대한 맞춰서 올려주는 것이다. 세터뿐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라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그런 점들이 모여 팀이 과거보다는 좋아졌다. 리시브도 대부분 희채와 내가 전담했는데 이제 명근이도 조금씩 가담하게 됐다. 서로 도우며 손발을 맞추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민규는 비시즌 대표팀에 승선해 월드리그,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예선전까지 치른 뒤 팀에 합류했다. “처음엔 쉬고 싶단 생각이 가득했다. 귀국 후 곧바로 팀 전지훈련(설악산)에 참가했다. 감독께서 동료들과 같이 고생하고 그 이후에 쉬자고 하셨다. 전지훈련 끝나고 잠깐 쉬었더니 괜찮아졌다. 체력 문제는 크게 느끼지 못 한다. 오히려 대표팀에서 얻은 게 크다”라며 몸 상태를 전했다.
그는 “대표팀 다녀왔더니 팀원들이 체력적으로 엄청 좋아져있더라. 훈련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기본기가 향상된 게 제일 눈에 띄었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며 두 선수는 자신감을 충전했다. 정성현은 “앞서 말씀 드렸듯 이단 세트를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라고 했고, 이민규는 “플레이 외적으로 세터로서 기본 자질 등을 깨우친 것 같다. 김호철 대표팀 감독께서 강조하고 가르쳐주셨다”라고 답했다.
자신감만큼이나 목표도 뚜렷했다. 정성현이 먼저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팀이 지난 시즌 꼴찌를 하다 보니 선수들이 위축됐다. 어딜 가나 작아지는 모습이 보여 화가 났다. 팬 분들과 우리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게 올 시즌에는 반드시 성적을 냈으면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규도 “시즌이 길기 때문에 최소 한 번은 고비가 찾아올 것이다. 우리 팀 선수들은 의욕이 좋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 승리를 쌓고 싶다. 그럼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왼쪽부터 정성현-이민규)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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