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의 미래? 유소년이 답하다

아마배구 / 정고은 / 2017-08-19 1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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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한국 배구의 미래, 아이들의 표정이 말해줬다.


15일부터 19일까지 홍천에서 열렸던 2017 홍천 전국 유소년 클럽 배구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10회 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지난 아홉 번의 대회보다 규모를 늘려 전국 76개 팀 약 130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열전을 벌였다.


여기에는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의 뜻이 있었다. KOVO가 지원하는 학교는 33개. 그러나 이번 대회만큼은 미등록 스포츠클럽도 신청을 받았다. 유소년 클럽 팀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 수가 적은 만큼 많은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모를 늘린 것.


미등록 클럽 팀으로 참가했던 한 학교관계자 역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이런 대회 참가로 인해 아이들이 더 배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엘리트 선수들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에서만큼은 진지했다. 한 점 한 점에 환호와 아쉬움을 내비쳤다. 다만 보통의 대회와 달랐던 것은 아이들의 배구를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는 것.


매달 유소년 배구 교실 취재를 위해 각 학교들을 방문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배구를 즐기고 있구나.’ 학교장과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더라도 아이들 반응이 뜨겁단다.


실제로도 아이들은 수업 시간보다 일찍 나와 서브를 연습하고 친구들과 짝을 이뤄 리시브 연습을 하고는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자발적으로 배구를 즐기고 있었다는 것. 한 아이는 배구교실이 끝나고 나서도 지도자를 찾아와 어떻게 하면 배구를 잘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이들은 배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들에게 배구는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닌 즐김의 대상이었다. 지도자들과 학부모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질타보다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 이유기도 하다.


여러 국제 대회를 치르면서 한국은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다른 나라가 경쟁력을 키우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그동안 우리보다 약체라고 생각했던 팀들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차세대 육성이란 과제를 떠안았다. 물론 유소년 배구 교실을 통해 당장 선수로 유입되는 아이들의 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배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배구의 미래가 보였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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