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박철우, 주장이라는 이름으로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7-18 2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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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다가오는 시즌 마음이 무겁다. 박철우에게 팀의 명예회복과 함께 주장이라는 책임감 하나가 더해졌다.


지난 시즌은 삼성화재로서는 충격이었다. V-리그 출범 이후 오랜 기간 왕좌를 지켜오던 그들이었지만 봄 배구에도 나서지 못하는 좌절을 경험했다.


박철우에게 있어서도 2016~2017시즌은 후회와 아쉬움이 공존했다. 그럴 것이 약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지만 돌아온 건 따뜻한 봄 대신 쓸쓸한 겨울이었다. “복귀한 첫 해라 팀이 명예를 되찾을 수 있게 힘을 쏟고 싶었는데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위안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의미 있는 한 해였다는 것. 박철우는 2011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다. 여기에 남자부 최초로 통산 4000득점을 돌파했다. 문성민에 이어 역대 2호로 서브 200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득점이나 서브는 내가 프로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쌓여진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큰 부상 없이 오랫동안 성실하게 잘 뛰어왔다는 일종의 개근상 같은 느낌은 있다. 개인으로서는 그 어떤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냈지만 내 기록만 좋다보니까 한편으로는 팀에 미안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생각하면 아쉬울 뿐이지만 돌이킬 수 없다. 그의 앞에는 이제 2017~2018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변화를 도모했다. 신진식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그리고 그가 부임한지도 세 달여가 지났다. 박철우는 “기술적으로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한 두 번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좋아질 수 있게 하려 하신다.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 이해시켜 주신다. 그래서 선수들도 힘들지만 참고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팀워크를 강조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주문하기보다 자발적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길 원하신다. 선수들이 서로 융화되게끔 지켜보고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상하를 영입하며 높이 보강에도 성공했다. 박철우도 기대감을 표했다. “그 전부터 같이 뛰고 싶었다. 어디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팀이 이기려면 레프트, 라이트가 잘해야 하고 팀이 강해지고 쉽게 이기려면 센터가 강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더 강해지고 나아지는데 있어 박상하 선수가 있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믿는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유광우가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박철우에게 주장이라는 책임감 하나가 더해졌다. 하지만 그는 특별해질 건 없다고 했다. 그동안 선배로서 하던 행동, 이제껏 해왔던 그대로 하겠노라말했다.


다만 한 가지, 솔선수범하려 한다. “내가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 솔선수범하면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내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그리고 내 밑으로 (박)상하, (최)귀엽이, (김)강녕이, (황)동일이 등이 있는데 많이 도와달라고 얘기했다.”


2014~2015시즌 OK저축은행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어준 후 하락세를 걷고 있는 삼성화재. 박철우는 다음 시즌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시 도약하느냐 암흑기에 빠지느냐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 한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그들 역시 삼성화재만의 분위기에 녹아들어 우승을 만들어 내는 시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박철우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바로 세웠다. “선수들 머릿속에 ‘우승할 수 있을까’가 아닌 ‘당연히 우승 한다’, ‘우승을 못하면 하늘이 무너진다’라는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최고를 목표로 해야 헌신과 희생도 나온다. 선수들이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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