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이민욱, ‘기회’앞에 서다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6-20 21:27: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나 역시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지난 2일 담양 전지훈련 도중이었다. 갑작스레 유광우가 팀을 떠났다. 우리카드가 박상하 FA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유광우를 지목한 것. 세터나 미들블로커 중 한명이 가지 않을까 예상은 했지만 그게 주전 세터 유광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당황스럽기는 이민욱도 마찬가지. “광우 형이 팀을 떠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갑자기 발표가 났고 바로 용인으로 올라갔다.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책임감이 늘었다. 이제 삼성화재 세터는 그 자신과 황동일 뿐. 신진식 감독도 “세터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세트연습에 몰두했다. 배구라는 종목에서 세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 잘 알고 있다.
부담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다. 2014~2015시즌 1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했지만 그의 자리는 주로 원 포인트 서버였다. “이제 동일이 형이랑 둘이 해야 한다. 세터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릴 수 있다. 부담감이 있지만 그것 또한 내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차츰차츰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민욱이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2015~2016시즌 29회에 그쳤던 세트 시도가 2016~2017시즌에는 317회로 한껏 뛰어 올랐다. 단순히 시도만 많아 진 것은 아니다. 성공률 역시 48%에서 54.4%로 치솟았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그 역시도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열심히 하라고, 기회가 왔다고들 한다. 나 역시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게 열심히 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
입단 4년차를 맞이하는 이민욱. 과연 기회라는 날개를 달고 비상할 수 있을까. 그의 다음시즌에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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