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박주형-송준호에게 달려있다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3-06 11:10: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현대캐피탈의 키, 박주형과 송준호가 쥐고 있다.
최근 최태웅 감독의 입에서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이유가 있다. 대니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만큼 국내선수 역할이 중요해진 것.
최근 3경기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대니없이 경기를 치르는 일이 빈번해졌다. 교체되는 시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지난 달 25일 대한항공전에서는 3세트, 이후 OK저축은행전과 우리카드전에서는 각각 2세트와 1세트에 웜업존으로 물러났다. 다시 말해,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없이 국내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가동하는 때가 많아졌다.
최태웅 감독은 두 선수를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바로 박주형과 송준호. 지난 4일 우리카드전을 승리로 장식한 후 인터뷰실을 찾은 최태웅 감독은 “박주형과 송준호가 들어가면서 리시브가 안정이 됐다. 그로 인해 재욱이도 살아났고 팀이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라며 둘의 역할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현대캐피탈은 리시브에서 우위를 점했다. 66번의 리시브 가운데 36개를 정확히 받아냈다. 반면 우리카드는 87번 중 37개에 그쳤다.
특히 리시브 점유율 28.1%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아내고 있는 박주형은 30개 가운데 16개를 세터에게 연결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했다.
리시브만은 아니다. 공격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박주형은 문성민(26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5득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고 송준호도 알토란같은 8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박주형도 자신에게 더해진 역할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송준호가 느낄 부담감을 먼저 생각했다. “아무래도 비중이 전보다 커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보다는 외국인 선수 자리에 들어가는 준호가 더 부담이 있을 것이다. 나는 원래 내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주로 선발보다는 대니와 교체되어 코트를 밟고 있는 송준호. 그러나 최태웅 감독은 믿음이 있었다. “준호가 계속 주전으로 뛰지는 않지만 외국인 선수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송준호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15~2016시즌 27경기 65세트에 나서 점유율 5.1%, 공격 종합 43.5%, 총 득점 91점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던 그는 올 시즌 23경기 51세트에 나서 점유율 5.1%, 성공률 47.9%, 총 득점 91점을 올리고 있다.
문성민을 비롯해 최민호, 신영석 등 정상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올 시즌, 박주형과 송준호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