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문성민이 강한 이유 ‘책임감, 서브, 가족’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3-02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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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문성민 이야기다.



지난 1일 열렸던 OK저축은행전. 2세트였다. 21-23으로 뒤지고 있던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오픈으로 한 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문성민이 엔드라인에 섰다. 팔을 걷어 올리고 천장을 향해 볼을 토스한 그는 힘껏 서브를 내리꽂았다. 네트를 넘어간 볼은 그대로 득점이 됐다. 전광판은 23-23을 가리켰고 유관순체육관은 팬들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다. 두 팀은 점수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무려 7번의 듀스 끝에 승자가 가려졌다. 30-30에서 다시 문성민 서브 차례가 됐다. 이시몬을 향해 날아간 볼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한 점 앞서 나간 현대캐피탈은 한상길의 속공을 최민호가 가로막으며 2세트를 끝냈다.



한 때 7점차까지 벌어졌던 점수. 하지만 이를 뒤집은 현대캐피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문성민이 있었다. 아니, 그의 서브가 있었다. 자신감이 있었던 걸까. 문성민은 “최근 몇 경기 서브 감이 떨어져서 미스가 많았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점수와 상관없이 좋은 토스가 올라갔고 그래서 강한 서브를 때릴 수 있었다. 오늘로 서브에서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이날 문성민은 서브로만 5득점을 올렸다.



이번만은 아니다. 올 시즌 그의 활약은 가히 ‘외국인 선수’라고 할 만하다. 지난 시즌 28.4%였던 점유율은 34.4%로 치솟았다. 성공률도 상승했다. 48.9%에서 54.5%로 뛰어 올랐다. 현대캐피탈에서 그보다 많이 때리는 이는, 그보다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는 이는 없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법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감독님께서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라이트 포지션에서 점유율과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고 부담 아닌 부담을 주셨다(웃음). 그래서 올 시즌 점유율도 올라갔고 득점양도 많아졌지만 선수들이 좋은 리시브를 해주고 (노)재욱이랑 (이)승원이 토스가 좋아서 공격 할 때 편하게 때릴 수 있다.”



장장 5개월에 걸친 정규리그,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까지 팀 공격을 책임져야 하는 문성민.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그러자 그는 “조금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만 힘든 건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다 힘들다. 그래도 서로 의지하면서 집중력있게 잘해주고 있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가족. 문성민은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아와주면 좋다. 아직 어려서 배구도 알지 못하고 아빠가 경기를 뛰는 것도 모르지만 나한테는 큰 힘이 된다. 아기한테도 좋은 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제 정규리그도 단 3경기만이 남았다. 순위표 두 번째에 자리 잡고 있는 현대캐피탈이지만 지난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8연승을 할 때와 비교해보면 아쉬운 것이 사실. “지난 시즌에는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를 정도로, 우리가 몇연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다. 워낙 지난번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터라 올 시즌은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스스로 잘해주고 있다. 선수들 모두 성숙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어 그는 “남은 경기 집중력 잃지 않고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 같다. 날이 풀리면서 자칫 선수들이 처질 수 있는데 선수들 관리에도 신경쓰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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