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봉, 현대캐피탈의 미래 밝히다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1-02 00:55: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어느 프로그램 속 유행어를 빌리자면 허수봉에게는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허수봉, 칭찬해.”
지난 12월 31일 열렸던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과의 경기. 앞서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잡으며 ‘이번에는?’이라는 기대감을 심었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듀스 끝에 2세트를 상대에게 내줬다.
흐름은 한국전력쪽으로 넘어갔다. 3세트도 리드는 현대캐피탈 차지가 아니었다. 어느새 점수는 14-20으로 벌어졌다. 이에 최태웅 감독은 과감히 톤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허수봉을 투입했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의 반격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송준호와 문성민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여기에 허수봉이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상대를 1점차까지 압박했다. 비록 세트는 내주었지만 허수봉은 3득점을 올리며 막판까지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4세트에는 처음부터 코트를 밟았다. 그리고 초반 톤, 문성민, 신영석 등과 함께 득점에 나서며 기선제압 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앞선 세트와 달리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렸고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결과적으로 이날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허수봉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날 허수봉은 알토란같은 9득점(성공률 69.23%)을 올리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최태웅 감독도 허수봉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다. 경험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다려주는 중이다. 앞으로 우리 기둥이 될 선수다.”
덧붙여 배짱도 있다고 전했다. “블로킹과 공격을 일대일로 같이 하는 훈련이 있는데 다들 (문)성민이가 공격력이 좋다 보니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허수봉은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자진해서 붙는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배짱이 있다.”
아직 고등학교 졸업장도 손에 채 쥐지 않은 허수봉. 하지만 형들 틈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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