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웠던 ‘클래식 매치’ 2차전, 현대캐피탈은 어떻게 삼성화재를 이겼나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6-11-23 14:34: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삼성화재만 만나면 작아졌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이 달라졌다. 그동안 열세를 뒤집고 반격을 가했다.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클래식 매치’ 2차전.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세트스코어 3-0(25-20, 25-23, 25-21)으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10/21)에서 세트스코어 3-2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데 이어 2연승을 달렸다.
누적 전적에서 40승 67패로 뒤져있는 현대캐피탈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5승 1패, 삼성화재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그렇다면 현대캐피탈은 어떻게 삼성화재를 꺾었을까?
2016~2017시즌 상대전적(현대캐피탈-삼성화재 순)
-상대 전적: 2승 0패 vs 0승 2패
-공격: 59.60% vs 57.14%
-서브: 1.38 vs 1.38 (세트당 평균)
-블로킹: 2.00 vs 1.75 (세트당 평균)
-디그: 7.38 vs 8.50 (세트당 평균)
-리시브: 10.00 vs 9.13 (세트당 평균)
-세트: 14.38 vs 14.88 (세트당 평균)
-범실: 17.50 vs 21.00
(문성민)
알고도 못 막는 문성민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평균 후위공격 성공률이 53.46%다. 그러나 삼성화재만 만나면 수치가 63.04%까지 뛴다. 후위 공격 대부분을 담당하는 문성민 덕분이다. 이날도 문성민은 총 13개를 시도해 11개를 성공시켰다. 전위에서도 10득점을 담당하며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맹폭을 휘둘렀다.
경기 후 기록지에는 문성민 이름 옆에 21득점, 공격 성공률 77.78%, 점유율 36%가 찍혔다. 2세트 후반까지는 공격 성공률이 90%를 넘나들었다. 말 그대로 ‘인생 경기’를 선보였다.
강한 스파이크 서브로 상대 외인 타이스를 겨냥한 것도 적중했다. 공격력을 약화시키고 범실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삼성화재는 류윤식-부용찬-타이스 등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며 온전한 세트플레이를 만들지 못 했다.
올 시즌을 통틀어 살펴보면 문성민의 공격 효율은 39.4%, 성공률은 55.9%, 점유율은 31.3%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공격 효율 34.6%, 성공률 48.9%, 점유율 28.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척 순조로운 출발이다.
코트에서 중심을 잡는 주장이자 해결사 역할을 맡은 문성민이 펄펄 날았다. 팀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재욱)
현대캐피탈 맞춤 세터, 톤까지 춤추게 한 노재욱
올 시즌 개막 직후 톤은 아쉬운 경기력으로 팀에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최태웅 호’에 완전히 녹아 든 모습이다. 1라운드에 공격 효율 35%, 성공률 53%, 점유율 23%였던 기록은 현재 공격 효율 40.6%, 성공률 54.7%, 점유율 23.8%가 됐다. 공격 효율이 약 5%p 상승한 점이 고무적이다. 필요할 때 한 방을 해주는 선수가 됐다.
한결같이 톤에게 신뢰를 보이던 최태웅 감독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게 훈련을 시키고 시스템을 만들었다. 생각한대로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며 만족해했다.
그 바탕에는 세터 노재욱 공헌이 크다. 클래식매치 2차전 종료 후 문성민만큼 노재욱에 대한 찬사도 쏟아졌다. 상대는 삼성화재 베테랑 세터 유광우였다. 노재욱은 자신과 팀을 모두 돋보이게 하는 세트 플레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장신 세터(191cm)인 그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공격수들에게 빠르게 공을 연결했다. 다채로운 경기 운영으로 삼성화재 블로커들을 따돌렸다. 이제 노재욱이 없는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타이스)
타이스의, 타이스에 의한, 타이스를 위한(?) 삼성화재
삼성화재가 고전하는 원인은 딱 한 가지다. 해결사가 타이스뿐이다. 삼성화재는 타이스로 시작해 타이스로 끝난다. ‘타이스 리시브-유광우 세트-타이스 공격’의 패턴이 자주 나왔다.
세터 유광우의 마음이 자꾸만 타이스에게로 향했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믿고 공을 올릴 수 있는 국내 공격수가 마땅치 않았다. 타이스 반대쪽에서 한 축을 담당해줘야 할 김명진이 침묵했다. 이날도 4득점(공격 성공률 33.33%)에 그쳤다. 상대 블로킹 벽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시즌 그의 공격 효율은 26.8%로 아쉽다.
타이스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삼성화재는 이날 매 세트 먼저 2~3점 간격을 벌리다 추격 당해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타이스는 28득점, 공격 성공률 62.79%, 공격 점유율 56.58%로 분명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김규민이 7득점(공격 성공률 66.67%), 류윤식이 5득점(공격 성공률 37.5%)에 머물렀다.
때문에 삼성화재는 더욱 간절히 박철우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달 27일 전역 후 팀에 정식 복귀한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박철우가 돌아와 라이트 포지션에서 무게감을 더해주길 바라고 있다.
박철우는 2014~2015시즌 2라운드 중반까지 경기를 소화하고 입대했다. 그전 성적을 보면 2013~2014시즌에는 공격 점유율 12.5%, 성공률 54.3%였다.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탓도 있었다. 2012~2013시즌에는 공격 점유율 23.7%, 성공률 52.0%로 보다 나은 성적이었다.
그는 이르면 12월 2일 대한항공 전부터 투입 가능하다. 빠르게 경기 감각을 되찾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11월 23일 오전 기준 현대캐피탈은 3위(7승 3패 승점18), 삼성화재는 4위(4승 6패 승점15)에 놓여있다. 두 팀의 클래식 매치 3차전은 오는 12월 15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 더스파이크 DB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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