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곽승석, 잘해도 너~무 잘하는 ‘만능 살림꾼’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6-11-12 03:05: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기록으로는 설명이 다 안 되는 선수가 있다. 정말 잘하는데 말로는 어떻게 표현하기 힘든 선수. 대한항공 레프트 곽승석 이야기다.
경기대 졸업 후 2010~2011시즌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된 곽승석은 데뷔 첫 해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V리그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공수에서 두루 강점을 가진 ‘수비형 레프트’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리시브는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대한항공 레프트 한 자리는 곽승석 몫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조금 달랐다. 무섭게 성장한 후배 정지석의 출전이 잦아지며 예년보다 그가 코트에 들어서는 시간이 줄었다. 그렇게 한 시즌을 보내고 다시 시작된 2016~2017시즌, 곽승석은 멋지게 돌아왔다.
여전히 리시브는 탄탄했고, 공격은 더욱 빠르고 매서워졌다. 상대 블로킹을 활용한 영리한 공격이나 코트 가장 깊숙한 곳에 꽂히는 스파이크는 탄성을 자아냈다. 현재 팀의 주포는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이지만 곽승석이 없었다면 이들의 활약이 지금처럼 빛나진 못 했을 것이다.
올 시즌 개막 직후 곽승석은 “지난 시즌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그동안 부족했던 점을 되돌아봤다. 경기에 투입될 때마다 내 몫만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시즌 때 훈련을 많이 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11월 11일 현대캐피탈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0-25, 25-21, 25-21, 25-21)로 역전승을 맛봤다. 곽승석은 가스파리니(27득점)와 김학민(13득점)에 이어 12득점(공격 성공률 63.16%)을 올렸다.
이날 3세트 5점 차로 앞서던 대한항공은 세트 후반 공격이 통하지 않으며 한 점 차까지 쫓겼다. 이에 곽승석이 분전해 점수를 벌렸고, 그대로 3세트를 차지했다. 기록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그의 활약은 만점이었다.
경기 후 곽승석은 “팀 일원으로서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누가 잘했느냐 이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겼다는 것 자체가 가장 만족스럽다”라며 특유의 덤덤한 표정으로 소감을 들려줬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그는 대한항공 잔류를 결정했다. “6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 팀이다. 팀원들과 무척 친해졌고 정도 많이 들었다. 정규리그 우승은 해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못 했다. 여기서 꼭 한 번 우승하고 싶다.” 곽승석이 올 시즌에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더스파이크 DB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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