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광인, 많이 때려서 좋은 남자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6-11-11 00:32: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많이 때리고 싶었는데 볼이 계속 올라오니까 기분이 좋다.”
강민웅의 손에서 떠난 볼. 어김없이 누군가에게로 향했다. 호쾌한 점프와 함께 볼은 상대 코트를 연신 강타했다. 35.7% 점유율로 팀 내 가장 많이 뛰어올랐던 선수, 그러고도 성공률 52%를 기록, 15득점을 올린 이는 바로 전광인이었다.
11월 10일 기준 전광인은 7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141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마르코와 가스파리니보다도 더 많은 수치. 당연히 국내 선수가운데서 그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린 이는 없었다. 공격 종합에서도 김학민(57.98%)에 조금 뒤진 57.56%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던 전광인. 2015~2016 시즌은 자신의 이름 석 자에 비해 못내 아쉬운 시즌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모든 공격 지표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KOVO컵을 기점으로 부활을 알렸고 리그에 들어와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전광인은 지금이 좋다고 했다. 점유율이 늘어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많이 때리고 싶었는데 볼이 계속 올라오니까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전광인은 “후반기에 들어가면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도 감독님이 배려해주시지만 뒤로 가면 체력 관리에 더 힘써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기면 다음 날 운동을 해도 괜찮다. 지면 많이 힘들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다보면 체력적인 부담도 덜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인터뷰를 이어 가던 중 서브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전광인은 서브가 많이 좋아지지 않았냐며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결은 공을 던지는 위치를 바꾼 것. 그 전에는 공이 왼쪽으로 쏠렸다면 이제는 오른쪽으로 향하게 던지고 있다고 한다.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광인은 “이렇게 잘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맞고 있다”라며 “(지난 2일)우리카드전에서는 서브 범실이 하나도 없었다”라고 자부심이 한껏 담긴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전광인의 활약과 함께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른 한국전력. 전광인도 팀도 모두가 행복한 날이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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