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중인 대한항공, ‘블로킹 강국’으로 거듭나다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6-11-07 00:07: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이 팀, 블로킹을 이렇게 잘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 대한항공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말이다.
11월 7일 기준 대한항공은 세트당 2.68개로 블로킹 부문 2위에 올라있다. 눈에 띄는 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특정 몇 명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골고루 블로킹 득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1라운드 여섯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5.5명이 블로킹을 터트렸다.
시즌 첫 경기였던 삼성화재 전(10/16)에서는 7명이 블로킹 15개를 합작했다. OK저축은행과 경기(10/23)에서는 리베로를 제외한 선발 전원 6명이 블로킹 12개를 기록했다. 여러 명이 짜릿한 손맛을 봤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두 번째는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패했던 KB손해보험과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 경기 모두 블로킹 대결에서 앞섰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그동안 상대한 6팀 중 현재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2.77개)인 한국전력 전에서 가장 블로킹 성공률이 높았다. 이날 대한항공은 블로킹 13개로 한국전력(6개)에 우세했다.
한편, 상대 공격을 완전히 막아내진 못 하더라도 자기 팀 수비로 연결시키는 ‘유효 블로킹’도 눈여겨봐야 한다. 디그 후 정확한 이단 연결을 통해 공격수에게 전달된다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유효 블로킹 대결에서도 모든 팀에 강세를 보였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시즌 전 가장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가 블로킹이다. 1라운드 기록은 고무적이다. 센터들이 블로킹을 더 잘해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센터 출신답게 박기원 감독은 평소 훈련 시 센터들에게 보다 많은 사항을 주문하고 지적한다. 블로킹 손 모양이나 동작 등을 일일이 자세하게 지도하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가 살 길은 블로킹이라고 생각했다. 훈련 때나 실전에서나 우리 팀은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블로킹뿐 아니라 공격, 수비 등 기본기를 계속 다져야 한다”라며 채찍질했다.
선수들은 ‘분석’과 ‘연습’의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 영상을 보며 주요 부분을 짚어서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수없이 연습했다. 미팅을 많이 하다 보니 준비했던 게 실전에서도 잘 맞아떨어져 경기를 훨씬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김학민 설명이다.
올 시즌 1라운드 5승 1패(승점 14)로 초반 선두를 달리며 고공비행 중인 대한항공. 단단하고 높은 블로킹 벽을 앞세워 후반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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