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무대에 도전장 내밀다, 남자 신인드래프트 미리보기
- 남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6-10-23 02:03: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아마추어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탈바꿈을 꾀한다. 패기와 열정으로 프로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2017 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가 10월 24일 오후 2시 강남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다.
신인선수 지명 순서는 지난 2015~2016시즌 성적 역순으로 배정된다. 지명권 1~3순위는 지난 시즌 5~7위였던 한국전력, KB손해보험, 우리카드가 각각 15%, 35%, 50% 확률 추첨을 통해 순위를 결정한다. 이중 한국전력은 최석기를 대한항공에 내어주고 강민웅, 전진용을 영입하는 트레이드 과정에서 1라운드 선수 지명권도 함께 대한항공에 넘겼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1라운드에 2명을 뽑을 수 있고, 한국전력은 2라운드부터 선수를 택할 수 있다.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는 총 38명이다. 대학 4학년 졸업 예정자 외에 재학생들과 고교생까지 얼리 드래프트로 참가하며 선택 폭이 한층 다양해졌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대어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성균관대 세터 황택의)
각 프로팀에서 필요한 선수는?
전체 1순위 지명 확률이 가장 높은 우리카드는 세터 포지션을 보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전 세터인 김광국은 아직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백업 세터는 지난 시즌 입단한 김동훈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입장에선 지명 순서를 좌우하는 구슬이 관건이다.
KB손해보험은 세터나 센터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세터는 권영민, 양준식과 더불어 내년 1월 전역하는 이효동이 있지만 보다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 센터는 하현용이 왼손 골절로 약 한 달간 자리를 비우게 돼 이선규, 이수황이 중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뽑힌 신인 김은우가 있지만 아직 출전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러나 강성형 감독 마음을 사로잡은 자원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센터, 리베로가 시급하다. 최근 김형우-진상헌 활약으로 중앙에서 재미를 보고 있지만 김철홍이 손가락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석기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긴 시즌을 소화하기에는 버겁다. 올해 2년차가 된 박상원은 더 다듬어져야 한다. 리베로 포지션에는 백광현과 김동혁이 있으나 안정감이 모자라다.
그러나 올해 드래프트 참가자 중 해당 포지션에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고민거리다. 1라운드에 선발권을 2장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이 아니더라도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를 택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센터나 레프트를 살필 것이다. 최근 김규민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손태훈, 최귀엽 등으로 이어지는 중앙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10월 말이나 11월 초 복귀 예정인 하경민이 돌아와도 얼마나 활약해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 레프트 쪽에서는 수비에 강점을 가진 선수를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
현대캐피탈은 지명 차례에 남아있는 선수 중 가장 잠재력 있는 선수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톤-박주형-송준호 뒤를 이을 레프트나 오른쪽에서 문성민 뒤를 받쳐줄 선수를 생각해 봄직하다.
OK저축은행은 1라운드 가장 마지막 순서이기 때문에 선택 폭이 좁다. 중앙을 보강하거나 젊은 날개 공격수를 염두에 둘 수 있다. 2라운드 후반에 들어서야 선택권이 있는 한국전력은 전진용 외에 방신봉(41)과 윤봉우(34) 나이를 감안하면 센터 포지션을 보완해야 하지만 앞선 지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중부대 세터 하승우)
1라운드 누가 뽑힐까?
참가자 중 상위 지명이 유력한 선수를 둘러보면 가장 주목할만한 선수는 성균관대 세터 황택의다. 그는 줄곧 대학리그 최고 세터로 손꼽혀왔다. 189cm로 세터치고 큰 신장과 긴 팔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서브까지 장착했다. 다만 체력은 조금 아쉽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세터 자원은 많지 않다. 그중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가 하승우다. 그는 중부대가 줄곧 선보인 스피드 배구의 핵심 축이었다. 평균 신장이 낮은 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빠르고 다양한 세트 플레이로 대학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중학교 2학년 때 세터로 자리매김해 구력은 짧은 편이다. 평소 과감한 경기 운영으로 호평을 받지만, 승부처에서는 그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위기에 처했을 때 보다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레프트 중에서는 이시우(성균관대)와 김성민(인하대)이 눈에 띈다. 우선 이시우는 공격수치고 단신(189cm)이지만 공수 모두 도맡아 하던 성균관대 살림꾼이다. 상대 블로킹을 뚫어내는 파워가 있으며 강한 스파이크 서브도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긍정적인 성격에 파이팅도 좋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리시브에서 기복을 보였다는 점이 아쉽다.
김성민은 나경복(우리카드), 황두연(KB손해보험)이 떠난 뒤 인하대 중심을 잡아왔다. 올 시즌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바꿨다. 공격, 수비, 서브, 블로킹 등에서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날카롭고 영리한 공격이 일품이다. 하지만 본인이 아직 포지션 변화에 대한 부담을 다 털어내지 못 했다. 프로팀에 지명된다면 훈련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
(인하대 레프트 김성민)
라이트 자원은 많지 않다. 그중 경희대 조재성은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때리는 스파이크가 묵직하고 배짱 있는 선수다. 승부욕도 강하다. 때로는 이 점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치지 않도록 잘 다스려야 한다. 약점은 블로킹이다. 범실을 줄이고 플레이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센터에는 최장신 정준혁(성균관대, 208cm)이 있다. 네트 앞에 서있기만 해도 상대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아직 발이 느려 활약은 아쉽다. 강점인 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하대 차영석(196cm)은 중앙을 지키기엔 키가 모자라지만 빠른 속공에 능하다. 좌우로 이동하며 폭 넓게 때리기 때문에 득점을 올리는 데 한층 수월하다. 성격이 다소 조용한 편이라 자신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유일한 고교생 참가자 허수봉(경북사대부고)은 장신 레프트다. 197cm로 해당 포지션 중 최장신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팀에서 날렵한 공격으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키가 크면서 동시에 기본기가 좋은 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단히 하고,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안타깝게도 리베로 중에서는 압도적인 선수가 없다. 프로 무대에서 누가 더 빨리 적응해 본인 기량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성균관대 레프트 이시우)
그 외 주목할 선수들
한편, 단신이지만 눈에 띄는 선수들도 있다. 성균관대 레프트 배인호(185cm)는 2016 대학배구리그 공격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같은 포지션 이시우와 함께 성균관대 핵심 전력을 구성했다.
중부대 센터 김량우(193cm)는 중앙에 있기엔 작은 키지만 시간을 거듭할수록 물오른 블로킹 감각을 뽐내고 있다. 올해 대학리그 블로킹 부문에서 2위까지 성적을 끌어올렸다. 한양대 박민범(177cm)은 키가 아쉬울 뿐, 센터 외에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왔다. 배구 센스가 좋은 선수다. 홍익대 박철형(182cm)도 빠른 공격에 능하며 수비에서 강점을 가졌다.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 중 누가 남고, 떠나게 될지 더 나아가 누가 V-리그 팬들과 오래도록 인사를 나눌 수 있을지 지켜보길 바란다.
(KOVO 제공)
사진/ 문복주,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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