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김은섭 “지금, 행복하고 즐겁다”
- 남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6-10-19 22:07:00
[더스파이크=장충/정고은 기자] 김은섭이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상우 감독. 김은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부상으로 빠진 박상하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줬기 때문. “김은섭이 잘 버텨줬다”고 말한 이유다.
이날 김은섭은 블로킹 4개 포함 6득점을 올렸다. 수치상으로는 돋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초반 우리카드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김은섭의 역할이 컸다. 네트에 서있기만 해도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한 그는 상대의 공격을 연신 가로 막았다.
김상우 감독은 “그 키에(210cm) 저런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건 쉽지 않다. 경기 감각이 살아난다면 더 잘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사실 김은섭은 오랜 시간 방황을 거듭했다. 그 스스로도 “솔직히 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밖에 나와 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다시 배구를 하겠다고.
그런 그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이 김상우 감독이었다. “방황했던 선수다. 몇 년간 본인이 마음을 못 잡고 힘들어 했다. 기회를 주면 이 친구가 절실함으로 해주지 않을까 생각 했다.” 김상우 감독의 말이다.
그리고 테스트를 통해 우리카드에 합류한 김은섭은 복귀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는 긴장감을 쉬이 벗어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났는데도 아직 떨린다. 다시 코트에 선 다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을 느꼈다.” V-리그에 다시 돌아온 소감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온 코트. 하지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기에 아직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김은섭이다. 그는 “보완할 점이 너무 많다. 블로킹과 서브 할 것 없이 모든 면에서 숙제가 많다. 공백기간 동안 운동을 안 하고 쉬었기 때문에 두 배, 세 배 더 집중해서 올 시즌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루고 싶은 건 승리다. 지는 건 누구나 다 싫어하지 않나. 많이 이겨서 팀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라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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