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데자뷰’, 삼성화재, 해결사 부재에 울었다
- 남자프로배구 / 권민현 / 2016-01-01 16:29:00
[더스파이크=안산/권민현 기자] 지난해 10월 10일에 열린 개막전에도 삼성화재는 그로저 없이 OK저축은행을 상대했다. 이날 경기는 개막전 데자뷰를 보는 듯 했다.
그로저는 29일 한국전력 경기를 소화한 뒤, 30일 올림픽 유럽예선 출전을 위해 독일로 출국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3일 대한항공, 9일 현대캐피탈과 경기를 그로저 없이 소화해야 한다. 심지어 13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도 국내선수들만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임도헌 감독은 “허전하다”는 말과 함께 이날 경기에 임하는 기분을 표현했지만, 시즌 초반에 그로저 없이 경기를 해서 그런지 부담은 없어보였다.
오히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그로저 없는 게 더 부담된다. 국내선수들끼리 맘 편하게 밀어붙이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그로저가 뛸 때 공격하는게 어느정도 보이는데, 국내선수들끼리 하면 다양한 공격이 나올 수가 있어 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경계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OK저축은행은 개막전 때와 달랐다. 시몬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송명근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둘은 송희채와 함께 강력한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라인을 흔들었다.
삼성화재는 김명진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임 감독은 “(김)명진이 경기감각이 떨어져서 걱정됐다. 그래서 동료들 믿고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며 언급했다. 세터 유광우도 김명진 공격점유율이 50%에 가까울 정도로(49.3%) 공을 올려줬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리시브, 공격성공률 모두 50%를 넘지 못했다(리시브 47.5%. 공격성공률 42.3%). 상대 서브에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해결사 부재도 임 감독을 골머리아프게 했다. 기대를 모았던 김명진은 13점, 공격성공률 34.3%에 그쳤다. “(김)명진이가 긴장한 것 같다. 오늘 점수를 내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우리 공격을 블로킹 한명만 뜨더라도 잡을 수 있는 자신감이 OK저축은행에 있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 제외하고 외국인선수 없이 최대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사실상 시험대에 오른 셈. 임 감독은 “다음 시즌에 박철우가 돌아온다. 국내선수들만 따지면 타 팀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믿음을 보였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해야 할 때다. 임 감독이 “리시브만 정확하게 올라오면 시몬이 전위에 있어도 속공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라고 했다”고 했듯이, 과감하고 자신감있는 공격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 사진 : 유용우 기자(자료사진)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