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100승 같네요” 472일만에 승리에 감격한 수장 [벤치명암]

남자프로배구 / 천안/이가현 / 2023-02-10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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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우승을 바라보고 있어요.”

현대캐피탈은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0-25, 37-35, 25-22, 26-24)로 승리하며 1위를 바짝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가 22점, 전광인이 20점, 허수봉이 19점을 올리며 매서운 공격진을 뽐냈다. 반면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23점, 정한용과 정지석이 각각 18점을 올렸지만 39개의 범실은 상대를 가로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밝은 미소와 함께 “1승이 100승 같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나보다 선수들이 더 좋아한다. 모두가 준비한 게 잘 나왔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세트 완전히 살아난 링컨에 고전했다. 63.64%의 공격 성공률과 함께 8점을 올리자 리시브 라인이 급격히 흔들렸다. 그러나 2세트 초반부터 현대캐피탈은 밀어붙였다. 상대가 끝까지 추격하며 듀스는 35-35까지 이어졌다. 최 감독은 “2세트가 승부처였다. 지난 경기까지는 고비에 기회를 못 잡았다. 2세트를 끝내 가져온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라고 전했다.

2세트 못지않게 4세트 또한 현대캐피탈에게 중요했다. 돌아온 링컨이 공격을 퍼부으며 4-8까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최태웅 감독은 원동력으로 ‘사고의 전환’을 꼽았다. 그는 “항상 대한항공이 우리한테 강하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을 바꿨다. 우리 경기력이 안 나왔고 우리는 우리 것에 집중했다. 그게 잘 통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급박한 순간 최태웅 감독은 신인 세터 이현승 대신 김명관을 투입했다. 페인트를 활용하고자 했지만, 상대 정지석은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긴박한 순간이 되면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쉬운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빨리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라며 김명관 투입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작전시간에 급할수록 침착하게 마지막까지 기다리면 좋은 방향이 나올 거라고 전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경기 대한항공은 39개의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최태웅 감독은 “모든 팀이 끌려가거나 안 풀리는 날은 범실이 많더라”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최태웅 감독은 상대의 기세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대한항공이 못하지 않았다. 39개의 범실에도 경기가 이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출중하다는 의미다. 다만 집중력에서 우리가 웃었다”라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이번 경기로 1위와 격차는 좁혀졌다. 단 4점, 최태웅 감독은 ‘역전 우승’을 꿈꾼다. 9경기만을 남겨두고 있기에 급할 수도 있지만 최태웅 감독은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는 “4라운드 시작할 때 생각했다. 선수들도 그것을 갈망한다”라며 당한 소망을 전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후 “기회가 왔는데 사용을 못 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라며 패한 요인을 꼽았다. 그러나 토미 감독은 단호하게 “그러나 우리는 더 강하게 똘똘 뭉칠 거다. 우리를 이길 수는 있지만 우리의 정신은 빼앗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아쉬운 패배에도 희망은 가득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선발 출전한 정한용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수장 역시 그에게 기대가 컸다. 그는 “아주 잘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본 사람은 모두 그가 잘 버텼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경기 범실이 뼈아팠다. 39개의 범실은 상대를 가로막기에 어려웠다. 토미 감독 역시 인정하며 “범실 39개로 승리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나는 안되는 부분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결과를 따라온다. 이번 경기는 상대가 우리보다 조금 더 잘했다”라며 인정했다. 2위의 4점 차 추격을 허용한 대한항공. 다음 경기엔 반드시 반전이 필요하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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