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라왔어요" 잊혔던 최은지,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 여자프로배구 / 장충/이정원 / 2022-03-01 00:00:25
"계속 준비하고 있었어요." GS칼텍스 최은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렸다.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GS칼텍스 최은지는 지난달 28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KGC인삼공사와 경기에 선발 윙스파이커로 출전해 11점, 공격 성공률 64%, 리시브 효율 45%를 기록하며 팀의 3-0(25-15, 28-26, 25-11) 완승에 기여했다.
복근 통증으로 결장 중인 강소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2세트 듀스를 끝내는 득점의 주인공도 최은지였다. 최은지는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행진 및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세우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최은지의 활약을 바라본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역시 "은지가 제일 잘했다. 사실 마음고생이 많이 했다. 그러다 2주 전에 이야기를 한번 했다. 준비를 잘 하고 있다 보면 기회가 올 거라고. 우연치 않게 소휘가 빠졌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잘 버텨줬다. 개인 훈련도 많이 했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은지의 2세트 마지막 득점이었다. 은지를 데리고 왔을 때는 팀에 활용을 시키기 위해 데려온 것이다. 기회를 잘 살렸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최은지가 들어왔다. 올 시즌 첫 인터뷰실 방문이었다. 인터뷰실 방문에 앞서서는 올 시즌 첫 주관 방송사 수훈 선수 인터뷰도 가졌다. 최은지는 "주전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팀이 승리를 거둬 기분 좋다"라며 "옐레나나 (이)소영이 쪽을 잘 준비했다. 또한 (문)명화가 앞에서 잘 막아줘 뒤에서 편하게 수비했다"라고 총평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리시브 효율 45%에 디그 9개를 잡아냈다. 최은지 역시 "공격보다 리시브 부분에 많은 준비를 했다. 그쪽으로 많이 신경 썼다"라며 "6라운드에도 리시브나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원들을 도와주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라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은지는 1라운드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최은지는 1라운드 이후 단 한 번도 3세트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유서연과 번갈아가며 강소휘 짝꿍으로 출전했지만 유서연이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다 보니 최은지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줄었다. 잠깐 잠깐 코트를 밟은 게 전부였다. 2, 3, 4라운드에서 최은지가 올린 득점은 총 11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은지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꾸준히 훈련하며 자신에게 주어질 기회를 기다렸다. 최은지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더 가라앉는 것 같더라. 생각이 많아졌다. 약간 처지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훈련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갑작스럽게 경기에 들어가더라도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최은지는 "시즌 초반보다 지금이 더 몸 상태가 좋다. 중반에는 몸이 떨어져 있었는데, 요즘 다시 올라왔다.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는 주전으로 뛰었는데 요즘은 많이 내려놓았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준비하라'라고 계속 이야기하신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최은지는 "빨리 움직이라고 하시더라. 내가 느린 게 아닌데(웃음), 발을 계속 움직이고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두 경기에서 강소휘가 없었지만, 절친한 동생 유서연과 든든한 안정감을 보여줬다. 최은지는 "서연이에게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내가 언니지만 서연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연이가 나보다 더 많은 수비 범위도 커버해 주고,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 호흡이 잘 맞았다"라고 이야기했다.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KGC인삼공사에 이어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펼치고 있는 최은지는 "지금까지 이정철 감독님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감독님이 더하신 것 같다. '연습에 진심이시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고 운동을 제대로 안 하면 난리 난다. 그래도 운동 끝나면 친구처럼 대해주신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_장충/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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