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1 아베크롬비, 2023년 11월 11일을 ‘아베크롬비 데이’로 만들다
- 여자프로배구 / 화성/김희수 / 2023-11-12 00:00:21
11월 11일을 맞아 등번호 11번 아베크롬비가 맹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아베크롬비 데이’였다.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2라운드 경기가 치러진 날짜는 11월 11일이었다. 이 날은 11자 모양과 비슷하게 생긴 초코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에서는 팬들에게 막대과자를 나눠주는 이벤트도 많았고, 경기 시작 전에는 몇몇 선수들이 각자 가져온 막대과자를 나눠먹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화성 실내체육관에는 막대과자보다 더 주목받은 11월 11일의 주인공이 따로 있었다. 바로 등번호 11번의 외국인 선수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였다. 아베크롬비는 이날 경기 최다인 20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은 41.46%를 기록했다. 2개의 서브 득점과 1개의 블로킹을 기록했고, 범실은 4개에 불과했다.
경기 후 밝은 웃음과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아베크롬비는 “승리를 거둬서 나도, 우리 팀도 매우 기쁘다. 시원시원하게 이겨서 더 좋다. 이 승리가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한 부분이 잘 됐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밸런스 있게 잘 해낸 것 같고, 팀에 이바지한 것 같아 기쁘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아베크롬비는 주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16개의 디그를 시도해 14개를 성공시킨 아베크롬비는 신연경(21개)-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 15개)에 이어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디그를 성공시켰다. 이 중 정확하게 세트 플레이로 연결시킨 디그도 5개나 있었다.
좋은 수비력의 비결을 묻자 “좋게 봐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지은 아베크롬비는 “수비를 하는 건 재밌고 짜릿하다. 그래서 연습도 많이 한다. 공격 코스를 예측하고 위치를 잡는 것도 좋아하고, 이번 경기에서처럼 팬케이크 수비 같은 걸 성공시킬 때도 정말 즐겁다”며 수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비치발리볼을 했는데, 비치발리볼은 두 사람이 하는 거라 커버해야 하는 수비 범위가 자연스럽게 넓어져서 수비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자신의 수비력 향상 비결도 함께 소개했다.
외국인 선수인 아베크롬비가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한 김호철 감독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벌써 감독님이랑 4개월이나 함께했다니, 놀랍다”며 웃음을 터뜨린 아베크롬비는 “감독님이 나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더 세게 때려라’다. 그 외에도 다양한 피드백들을 해주시는데 덕분에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부분에서 세심하게 잘 챙겨주시는 분이고, 우리는 좋은 사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김 감독에 대한 감사와 신뢰를 드러냈다.
코트 밖에서도 아베크롬비는 즐겁고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베크롬비는 “한국에서의 생활은 좋다. 배구 외적으로는 항상 재충전의 시간을 잘 보내려고 한다. 가족, 친구들과 연락을 자주 하고, 산책도 즐긴다. 또 시간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쇼핑을 가거나 저녁을 먹기도 한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배구를 할 때는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며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아베크롬비에게 오늘(11월 11일)이 막대과자를 선물하고 나눠 먹는 날인지를 아는지 묻자 그는 “알고 있다. 김희진이 알려줬다. 선수들이 줘서 먹어도 봤는데, 크런치 초콜릿 맛이 정말 맛있더라. 11월 11일이 아닐 때도 사 먹을 생각이다”라고 해맑게 답했다. 공교롭게도 등번호 11번을 달고 11월 11일에 맹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오, 생각해보니 그렇다. 방금에서야 인지했다”며 눈을 동그랗게 뜨기도 했다.
아베크롬비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경기처럼 재밌는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화성으로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팬들에게 남기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2023년 11월 11일을 ‘아베크롬비 데이’로 만든 아베크롬비가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은 어떤 모습일까. 그 활약을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IBK기업은행의 다음 경기는 1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현대건설과의 경기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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