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은 오늘도 묵묵히 코트를 지킨다
- 여자프로배구 / 화성/이가현 / 2023-01-27 06:00:24
“차근차근 올라가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IBK기업은행은 26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맞대결을 가졌다.
달리 산타나와 김수지가 각 17, 16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숨은 승리 주역은 따로 있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코트를 누빈 신연경이다. 신연경은 리시브 효율 50%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이어 16개 중 15개의 디그를 걷어 올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그의 의지가 통했을까. 이번 경기 IBK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3-0(25-16, 25-19, 25-17)으로 승리하며 연패를 피했다.
신연경은 이번 경기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그는 투지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신연경은 경기 후 두 다리에 아이싱을 한 채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그는 “어떻게든 뛰려고 몸을 만들고 있다”라며 본인의 상황을 덤덤히 전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에 김호철 감독은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을 함께 전했다. 팀의 주축인 주장이기에 그의 책임감은 남달랐다. 신연경은 “빨리 복귀했다. 나의 복귀가 팀에 도움이 된다면 복귀할 생각이 있었다. 감독님이 허락해주셔서 지금 뛰고 있다”라며 팀을 향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코트 안 수비를 위한 충돌로 부상을 입었기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트라우마도 분명히 있었다. 그는 “조금 더 코트 안에서 사인을 외친다. (김)하경이가 죄송하다고 했다. 그 상황을 얘기하면 (김)하경이도 코트에서 흔들릴 수 있기에 얘기는 안 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52.4%의 리시브 효율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세트당 5.611개의 디그를 걷어 올리며 코트 위 활기를 입혔다. 리베로로 전향한 지 3년 차인 지금. 그의 부상은 본인에게 가장 아쉬웠다. 신연경은 “이번 시즌은 꼭 보여주고자 했다. 비시즌에 훈련도 많이 했다. 다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시즌 아웃까지 생각했다. 그래도 다행히 한 달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에는 몸 만들어서 다시 코트에 복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본인의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늘 발전을 그리는 신연경에게 이번 경기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연습할 때 다리가 안 움직였다. 그래서 ‘더 움직이자’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잘 안 움직였다”라며 쓴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감독님께 혼날까 봐 걱정했다. 다행히 안 혼났다”라고 전하며 모두를 웃게 했다. 신연경의 걱정과 달리 김호철 감독은 그의 투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6위와 3위의 승점은 단 7점 차다. 치열한 경쟁 속 봄배구를 간절히 원하는 IBK기업은행이다. 신연경은 주장으로서 팀원들에게 분위기를 강조한다. 특히 그는 파이팅 넘치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코트에서 자주 보인다. 그는 “상대 분석보다 우리 것이 안 나오는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분위기가 가라앉고 무기력하다. 활기차고 밝은 배구를 하자고 강조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상 없이 이번 시즌을 끝내는 게 목표였다. 부상은 있었지만 시즌 아웃이 아니니까 아직은 이룰 수 있다”라며 웃음 지었다. 또한 그는 “배구적인 부분에서는 지난 시즌 보다 좋은 기록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차근차근 올라가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투지 있는 경기력으로 경기에 임하는 신연경이 있기에 IBK기업은행 코트는 오늘도 뜨겁다.
사진_화성/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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