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7점, 2·3·4세트 단 6점…박정아 막히니 도로공사도 안 풀린다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1-10 22:16:58
박정아 터진 1세트는 승리, 박정아 묶인 2, 3, 4세트는 패
[더스파이크=화성/이정원 기자] 박정아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팀도 풀린다.
한국도로공사는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22, 18-25, 20-25, 21-2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와 함께 1승 4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한 한국도로공사다. 최하위다.
한국도로공사에게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이날 경기 승패에 따라 1라운드를 상위권으로 마치냐, 최하위로 마치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종민 감독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선수들이 서로 바뀌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민 감독은 경기 승리로 가기 위해서는 이고은과 더불어 이 선수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로 '클러치박' 박정아다. 박정아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시즌 4경기(14세트)에서 44점, 공격 성공률 26.9%에 머물고 있다. 박정아는 데뷔 후 단 한 번도 공격성공률 3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한국도로공사에서 대부분의 리시브를 면제 받고 있는 박정아다. 한국배구연맹(KOVO)에도 윙스파이커로 등록되어 있는 박정아가 리시브를 면제 받는 이유는 단 하나다. 외인과 함께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주길 팀은 바라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정아는 조금 더 기다려줘야 된다. 아직 스스로 바뀌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 팀은 정아가 살아난다면 경쟁력 있는 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살아나야 한다"는 김종민 감독의 말에 박정아는 응답했을까.
1세트, 박정아는 그 전 경기들과는 다른 쾌조의 몸놀림이었다. 켈시와 쌍포 역할을 제대로 했다. 켈시와 함께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9-7에서는 육서영을 향한 목적타 서브가 통하며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박정아가 터지니 팀도 순조롭게 세트를 운영할 수 있었고, 기분 좋게 1세트를 가져왔다. 박정아는 1세트에 6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다음 세트에서는 팀의 리시브가 흔들리니 박정아도 덩달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득점은 3점에 그쳤다. 3세트 초반에도 이고은의 연이은 패스를 공격 득점으로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단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3세트 6-6에서 다시 한 번 올린 서브에이스를 기점으로 팀도, 박정아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연속 블로킹과 서브에이스가 터졌다. 중요한 순간마다 측면에서 득점을 올려줬다. 하지만 팀은 세트 중반 나온 단 한 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세트를 넘겨줬다.
박정아는 4세트에도 부진했다. 단 2점에 그쳤다. 경기 초반과는 달리 박정아가 안 터지니 팀도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도로공사는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박정아는 이날 13점, 공격 성공률은 25%를 기록했다. 1세트에는 6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지만, 나머지 세트에는 총 7점에 그쳤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도 "초반에는 연타 위주 공격이 통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상대가 알아챘다. 정아에게는 상대 블로커가 다 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박정아가 터지면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도 잘 풀리지만, 그녀가 막히는 날에는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도 꽉꽉 막힌다. 1세트도 박정아가 6점을 올리며 세트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후 세 세트에서 7점에 그치니 팀도 IBK기업은행에 패했다. 켈시의 활약만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는 없다. 켈시는 이날도 팀 내 최다 24점을 올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1라운드 전승의 팀 흥국생명과 맞붙는다. 1라운드에 다섯 팀 중 유일하게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지금 이 모습이라면 흥국생명을 상대로 고전이 예상된다. 고전을 하지 않으려면 켈시 외 박정아의 활약도 필요하다.
박정아는 팀과 다음 경기에서 웃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우리가 아는 '클러치박'의 모습이 나오길 한국도로공사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_화성/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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