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점 차 따라잡은 4세트, 오기노 감독이 ‘참을 인’을 마음 속으로 그린 이유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3-11-10 22:06:03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 봤습니다. 다행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네요.”
OK금융그룹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8, 26-24, 25-19, 25-23)로 역전승을 거뒀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블로킹 1개, 서브 3개를 포함해 25점을 올렸고, 송희채가 16점, 신호진이 15점으로 뒤이으며 삼각편대가 고르게 득점을 쌓았다. 더불어 중앙에서 바야르사이한과 진상헌이 각각 블로킹 4개를 쌓았고 팀 블로킹은 무려 16개를 기록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사전 미팅 때 이야기 나눴던 부분들을 선수들이 다 발휘해줬다. 공격 범실이 전체적으로 적었는데, 특히 레오 공격 범실이 4개였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연습의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우리 팀은 블로킹과 디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서브에선 범실을 줄이고 뒤에서 어떻게 수비하는 지를 지키면서 했던 게 주효했다. 더불어 선수들 체력이 좋은 것 같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챙겼다. 오기노 감독은 “상대 공격수를 따라가면서 벽을 잘 세웠다”고 전체적으로 돌아보면서 선수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야르사이한은 전체적으로 수정을 해줬고, 진상헌도 따라가는 스피드부터 손모양까지 좋았다. 신호진과 곽명우는 높이가 높지 않음에도 블로킹을 잘 떠줘서 뒤에서 수비를 잘 할 수 있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4세트 초반, 3-8까지 벌어지는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오기노 감독은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고 끝까지 선수들을 기다렸다.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역전한 부분은 선수들에게 칭찬을 건넬 수 밖에 없다”고 먼저 당근을 꺼내면서, “처음에 타임아웃을 불렀지만 선수들에게 화가 난 부분이 있어 일부러 부르지 않고 선수들을 믿고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선수 실명을 거론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조국기가 서브에이스를 허용했을 떄 흐름을 내줬다고 생각한다. 직전에 인아웃 챌린지를 성공한 직후라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순식간에 다시 분위기를 뺏겼다. 그러면서 선수들 분위기가 다운됐다. 뒤이어서 잡을 수 있는 찬스볼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3-4개를 연달아 내주면서 마음 속으로 화가 났다”고 채찍을 건넸지만 “그래도 끝까지 화를 참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편 삼성화재는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어렵게 따냈지만,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내내 범실은 30개로, 18개를 기록한 OK금융그룹보다 훨씬 많은 수치를 보여줬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39점, 박성진 12점, 김정호가 11점으로 분전했다.
역전패를 당한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영향이 있으면 안된다. 잘 추스려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경기를 돌아보면서 김상우 감독은 “높이에서 차이가 났다. 서브가 효과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서브 범실도 많았고, 찬스볼이 왔을 때도 너무 우왕좌왕했다”고 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4세트가 뼈아팠다. 초반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승기를 잡았으나, 결국 역전을 당하며 경기까지 내주고 말았다. 김상우 감독은 “국내 공격수들이 때려주는 게 약했다. 노재욱이 많이 흔들렸다. 찬스 상황에서 리듬이 많이 맞지 않았기에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_KOVO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